에릭 트럼프 “수백 개 은행 계좌 폐쇄… 암호화폐로 눈 돌릴 수밖에 없었다”

| 서지우 기자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장남 에릭 트럼프(Eric Trump)가 최근 가족의 친(親) 암호화폐 성향이 형성된 배경에 대해 직접 밝혔다. 그는 2021년 1월 미 의회 폭동 사건 이후 트럼프 그룹의 수백 개 은행 계좌가 이유 없이 폐쇄되면서 암호화폐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에릭 트럼프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여러 대형 은행들이 트럼프 그룹과 관련된 계좌를 대거 정지시켰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그들은 한동안 지역 은행들에 의존해야 했고, 이후 새로 확보한 특정 은행으로 자산을 이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은행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 순간 금융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어떻게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는지를 직접 체감했다”며,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경험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고 강조했다.

에릭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일가와 암호화폐 산업 간의 밀접해지는 관계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 해석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역시 비트코인(BTC)과 같은 암호화폐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으며,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가상자산 산업을 지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내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한편, 점점 더 많은 정치인이 암호화폐를 제도적 대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