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비트코인(BTC)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 전반에서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마이크로 인베스터(Global Macro Investor)의 창립자 라울 팔(Raoul Pal)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이번 사이클에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능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특히 이더리움이 기존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 같은 관측은 비단 팔 한 사람만의 견해가 아니다. Placeholder의 공동 창립자인 크리스 버니스키(Chris Burniske)를 비롯한 다수의 암호화폐 전략가들 또한 ETH의 상대적 강세에 베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이더리움의 기술적 확장성과 디앱(DApp) 생태계의 성장세를 주요한 상승 재료로 지목하고 있다. 펀드스트랫(Fundstrat)의 공동 창업자이자 이더리움 재무 자문사 비트마인(Bitmine) 회장인 톰 리(Tom Lee)도 ETH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을 추월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최근 ETH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역대 최고가 수준에 근접하며 라울 팔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날 코인게코(CoinGecko) 기준 ETH는 4,946달러(약 6,879만 원)를 기록하며 5,000달러(약 6,950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BTC는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뚜렷한 반등 흐름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더리움은 대비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한 ETH/BTC 거래쌍에서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여 만에 이 거래쌍은 무려 73% 이상 급등했으며, 올해 들어서만도 BTC 대비 12% 상승하는 등 강세 흐름을 유지 중이다. 이는 최근 3년간 ETH가 BTC에 비해 계속해서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세 번째 분기 기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다만 솔라나(SOL)의 추격도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SOL 가격은 최근 200달러(약 27만 8,000원)를 돌파하며 주목받았으며, 지난 3일 기준 SOL/ETH 거래쌍은 약 5% 상승했다. 팔은 이 흐름이 ETH보다 강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향후 이더리움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지정학적 및 제도적 외곽 요인으로 솔라나를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솔라나는 최근 정치 중심지인 미국 워싱턴 DC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정보 매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베테랑 암호화폐 로비스트 크리스틴 스미스(Kristin Smith)가 프로젝트에 합류해 제도권과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제도 정비가 속도를 내고 있는 현재 환경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움직임은 경쟁 코인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ETH가 단순히 실적만이 아니라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BTC를 뛰어넘을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하지만, 차세대 블록체인 플랫폼들과의 경쟁 또한 격화되는 양상이다. ETH의 독주가 이어질지, 아니면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방향을 바꿔놓을지는 앞으로 몇 분기의 흐름이 이를 가늠하는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