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에 글로벌 규제기관들 '경고장'…“토큰화 주식, 투자자 보호 안 된다”

| 서지우 기자

거래소 업계 단체들과 글로벌 금융 규제 기관들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크립토 TF(Task Force)에 공동 서한을 보내, 토큰화 주식 확산을 저지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해당 상품이 실제 주식을 대체하지 못하며,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촉구 서한은 유럽증권시장청(ESMA), 국제증권감독기구기구(IOSCO), 세계거래소연맹(WFE) 등이 공동 서명했다. 이들은 토큰화 주식이 전통 주식처럼 포장돼 판매되지만, 실상은 전통 주식과는 전혀 다른 법적 권리와 보호 체계가 결여돼 있다고 주장했다. WFE는 로이터 통신에 “무수히 많은 브로커와 거래소가 토큰화된 미국 주식을 판매하거나 계획 중인 상황이 우려된다”며, “이 상품은 실제 주식과 동등하게 마케팅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다르다”고 말했다.

서한의 무게감은 서명 기관들의 위상에서도 드러난다. ESMA는 EU의 3대 금융감독 기구 중 하나이며, IOSCO는 국제적 증권 규제 기준을 설정하는 핵심 기구다. WFE는 전 세계의 주요 거래소 및 청산 기관이 속한 국제 단체로, 금융 인프라를 대표한다. 이들 기관들이 한목소리로 규제 강화를 요청한 배경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이라는 명분 아래 토큰화 주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현실이 있다.

한편, 가상자산 투자사인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멀티코인 캐피털(Multicoin Capital), 점프 크립토(Jump Crypto)가 솔라나(SOL)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총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제보를 인용해, 이들이 솔라나 중심의 디지털 자산 금고(Treasury) 기업 설립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이미 칸토 피츠제럴드를 주간사로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금은 공개 상장 기업 인수 등을 포함한 공격적인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솔라나 재단도 이 계획을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솔라나는 시가총액 기준 여섯 번째로 큰 암호화폐다. 가격은 약 200달러(약 27만 8,000원)를 기록 중이며, 최근 30일간 6.6%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비트코인(BTC) 가격 하락도 눈에 띄었다. 일요일 기준 비트코인은 112,174달러(약 1억 5,596만 원)까지 하락했고, 일부 전문가는 이를 비트코인 고래들의 물량 매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명 분석가 윌리 우(Willy Woo)는 SNS를 통해, “오래 보유하던 고래들의 매도는 시장 회복에 필요한 신규 자본 유입 부담을 키운다”며, “지금은 비트코인 하나를 소화하는 데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이상의 신규 자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규제 논의, 기관의 거대 펀딩 추진, 그리고 고래 매도 이슈는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크립토 시장 전반에 중대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 이해당사자 간의 이견이 심화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변화하는 규제 환경과 시장 심리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