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5,000달러 돌파 앞두고 급등…바이낸스 레버리지 과열 '조정 리스크' 경고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이 2021년 11월의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약 4,950달러(약 6,885만 원)까지 치솟았지만, 시장엔 곧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바이낸스(Binance)의 이더리움 파생상품 시장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이 급증한 점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의 신호로 해석된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바이낸스의 이더리움 추정레버리지비율(ELR: Estimated Leverage Ratio)이 기록적인 수준인 0.53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7월의 0.09와 비교할 때 눈에 띄는 상승이며, 오픈이자(Open Interest) 역시 8월 22일 기준 126억 달러(약 17조 5,140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열 국면에서 급격한 청산으로 인한 가격 급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엘리자베스 리드(Elizabeth Reid) 크립토파이낸셜 분석가는 “높은 레버리지는 투자심리가 한쪽으로 과하게 기운 위험 신호다”며 “일시적인 가격 조정 없이 5,000달러를 안정적으로 돌파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바이낸스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자사 파생상품 시장에서 일어나는 무더기 청산은 전체 시장에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더리움에 대한 중장기 기대감은 여전히 견고하다. 크립토포테이토는 최근 바이낸스 고래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를 지적하며, 7월 이후 스팟과 선물 모두에서 대규모 매집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들 고래는 가격 반등이 뚜렷해지기 전까지 관망하다가, 주요 지지선이 확인된 이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관 투자자 측면에서도 낙관론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미국 기반 이더리움 현물 ETF들은 한 주 만에 빠르게 반등했으며, 16,900 ETH(약 234억 원)의 순유입이 하루 만에 발생했다. 이는 직전 주 105,000 ETH(약 1,456억 원)의 대규모 순유출을 뒤집는 흐름으로, 기관의 재진입 징후로 해석되고 있다.

이처럼, 이더리움이 5,000달러(약 6,950만 원)를 정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바이낸스에서의 레버리지 해소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분간은 조정 가능성에 대비하면서도, 고래들과 기관의 지속적인 매수는 가격 하방을 단단히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