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인 27%, 은퇴 자산에 암호화폐 편입 의향... '포트폴리오 다변화 신호탄'

| 서지우 기자

영국 성인 4명 중 1명이 은퇴 자산 포트폴리오에 암호화폐 편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천조 원 규모에 달하는 영국 연금 시장에서 암호화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앞으로 점차 확대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영국 보험사 아비바는 최근 자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체 응답자의 27%가 은퇴 자금의 일부를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암호화폐 편입을 고려하는 응답자 중 40% 이상은 높은 수익 가능성이 결정 요인이라고 답했다.

해당 설문은 시장조사 기관 센서스와이드(Censuswide)가 6월 4일부터 6일까지 실시했으며, 이들 중 23%는 기존 퇴직연금의 전부 혹은 일부를 암호화폐 투자 목적으로 인출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이는 단순 관심을 넘어 실질적 투자 이동 가능성까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영국에서는 현재 성인 중 80% 이상이 연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이 관리하는 총 자산 규모는 3조 8,000억 파운드(약 7,107조 원)에 달한다. 암호화폐가 이 중 일부라도 편입된다면, 시장 전체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영국 내에서는 법적, 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연금 상품에 암호화폐를 직접 편입할 수 있는 옵션이 거의 없다. 제도 정비와 보완 없이는 해당 관심이 실질적인 수요로 이어지긴 어려운 셈이다.

한편 미국에서는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미국 401(k) 퇴직연금에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를 편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해당 제도는 총 9조 달러(약 1경 2,51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이 운용되는 미국의 주요 퇴직연금 체계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타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