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가 오는 8월 말 홍콩에서 열리는 국제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주요 연사로 참석한다. 트럼프 그룹의 부회장이자 가상화폐 기업의 설립자인 그의 방문은, 아시아 가상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미중 양국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에릭 트럼프는 8월 28일부터 이틀간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비트코인 아시아 2025’ 행사에 참석해, 비트코인의 미래와 아시아 시장에서의 역할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미국 BTC 미디어가 주최하며, 전 세계 비트코인 관련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가상화폐 콘퍼런스다. 그는 형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아메리칸 비트코인'이라는 채굴회사의 창립자이자 투자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에릭 트럼프의 이번 방문은 단순한 콘퍼런스 연설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홍콩이 최근 가상화폐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규제 환경을 정비하는 가운데, 미국과의 기술 및 금융 주도권 경쟁이 점점 첨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과 홍콩 모두 스테이블코인(법정통화나 금 등에 가치를 연동한 가상화폐)의 법제화를 추진하며 글로벌 룰 세팅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콘퍼런스 참가 비용은 상당한 수준이며, 최고 등급의 VIP 티켓인 '웨일 패스'는 4,999달러(약 697만원)에 달한다. 이는 행사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방증하는 한편, 홍콩 정부가 이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 실제로 홍콩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자산을 통한 국제 금융허브 위상 회복을 목표로 제도 정비를 추진 중이다.
에릭 트럼프는 홍콩 일정을 마친 뒤 일본 도쿄로 이동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오는 9월 1일 일본의 가상화폐 보유 전문기업 '메타플래닛'의 주주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 회사는 올 3월 그를 전략 고문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메타플래닛은 비트코인을 주요 자산으로 삼는 일본 내 희귀한 상장 기업으로, 아시아 디지털 자산 시장 확대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행보는 트럼프 일가가 정치 무대를 넘어 디지털 금융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에릭 트럼프의 적극적인 아시아 행보는 미국의 가상화폐 주도권을 강조하면서도, 아시아가 비트코인 산업의 미래 허브로 부상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이중적 의미를 내포한다.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의 가상화폐 인프라 확대와 함께 이러한 인물들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