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비트코인, 기술적 위험 경고…이더리움만 신고점 눈앞

| 손정환 기자

XRP(엑스알피)가 최근 몇 주간 두드러진 상승 흐름을 보여온 가운데, 현재 가격 흐름은 기술적 관점에서 위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를 내비치고 있다. 강한 반등으로 3.50달러(약 4,865원)선을 넘어섰던 XRP는 최근 3.00달러(약 4,170원) 부근에서 횡보 중이며, 차트상 대칭삼각형 패턴이 형성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패턴은 상승과 하락의 방향성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암시한다.

기술 지표상 XRP는 아직 100일 지수이동평균(EMA)인 2.76달러(약 3,836원) 위에 머물고 있지만, 200일 EMA인 2.49달러(약 3,461원)가 더 단단한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반복적으로 3.20달러(약 4,448원) 돌파에 실패하면서 매수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다. 상대강도지수(RSI)는 48을 기록해 방향성을 결정짓지 못한 채 중립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만일 가격이 2.90달러(약 4,031원) 아래로 마감될 경우 지난 상승분을 상당 부분 되돌릴 수 있다.

거래량 측면에서도 경고 신호가 감지된다. 7월 랠리 이후 시장 참여자들이 줄어들면서 유의미한 자금 유입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 상태에서 추가 매수세 없이 대칭삼각형 패턴이 하방 이탈된다면, 단기적인 조정 국면이 현실화될 우려가 크다.

비트코인(BTC) 역시 중대한 가격 변곡점에 서 있다. 최근 고점이었던 126,000달러(약 1억 7,514만 원)에서 하락한 BTC는 현재 111,000달러(약 1억 5,429만 원)선에서 100일 EMA를 시험 중이다. 기술적으로 이 이동평균은 과거에 두터운 지지와 저항 역할을 해 왔으며, 현재 이 지점을 잃을 경우 투자자심리는 급격한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BTC가 이 수준마저 이탈하게 되면 200일 EMA와 심리적 지지선인 100,000달러(약 1억 3,900만 원)가 마지막 방어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당 가격대는 과거에 충분한 거래로 구축된 지지 기반이 약해 대량 손절 주문과 레버리지 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위험이 있다. RSI는 현재 41까지 하락해 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거래량 또한 줄어들고 있어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반대로 115,000달러(약 1억 5,985만 원) 이상으로 반등이 이루어진다면 약세 흐름이 완화될 수 있다.

한편, 이더리움(ETH)은 주요 암호화폐 중에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ETH는 최근 4,600달러(약 639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5,000(약 695만 원)을 향한 신고점 경신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모색하고 있다. BTC를 포함한 여러 자산들이 급락을 경험한 반면, ETH는 큰 조정을 피하고 비교적 단단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일일 차트상 ETH는 20일 EMA를 지지선으로 삼으며 지속적인 고점을 형성하고 있으며, RSI는 61 수준에서 과열 신호 없이 상승 탄력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가격이 4,800달러(약 667만 원)를 상향 돌파하게 될 경우, 차기 목표치로 설정된 5,000달러 이상을 타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결국 이번 암호화폐 시장 상황은 종목별로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XRP와 비트코인은 정체 구간 내 매수세 약화와 기술적 위험 신호가 점차 두드러지고 있는 반면, 이더리움은 상대적 강세로 차별화된 모습을 나타내며 상승 여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은 지금이 기회인지, 혹은 조정 전야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결정적 순간에 도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