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상승장 주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지 여부를 두고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부는 기존 4년 주기의 방식이 무너지고 있는 반면, 다른 이들은 새로운 국면이 도래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시장이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한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이번 사이클을 연장시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암호화폐 트레이더 ‘Koroush AK’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존처럼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ETH), 이후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순환되는 구조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제는 특정 섹터만 주목받는 고립된 미니 사이클 안에서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예로 체인링크(LINK)는 상승했지만 유니스왑(UNI)은 무시당했다며, 이제는 ‘자금’과 ‘관심’이 동시에 몰리는 곳만 상승장을 누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구조를 중장기 관점에서 바라본 제임스 첵(James Check) 분석가는 전통적인 반감기 사이클보다는 ‘채택’과 ‘시장 구조 변화’가 주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 시장의 사이클을 ‘도입기(2011~2018)’, ‘청소년기(2018~2022)’, 그리고 현재의 ‘성숙기’로 설정하며, 지금은 기관 투자와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성숙기 사이클’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헤지펀드 전문가 ‘PlanC’는 이번 주기에 전통적인 스톡 투 플로우(Stock-to-flow) 모델이 깨질 가능성을 99%로 내다봤으며, 4년 주기 사이클이 유지될 확률은 50%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트레이더 밥 루카스(Bob Loukas)는 “이미 고점을 지났고 분산 국면에 들어갔을 수도 있으며, 아니면 몇 주 안에 강력한 상승장이 시작될 수도 있다”며 양측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비트와이즈(Bitwise)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매튜 후건(Matthew Hougan)도 최근 “특정 타이밍 없이 2026년까지 강세장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며 “4년 사이클은 끝났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 데이터 플랫폼 글래스노드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전통적인 패턴을 따르고는 있지만, 최근 이익 실현 증가와 매도 압력 상승은 시장이 후반부에 접어들었음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과거 사이클에서 9월은 조정장이었고, 이후 4분기에 새 고점을 돌파하는 흐름이 반복된 바 있어 이번 9월도 유사한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이클이 조정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2026년까지 연장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기관 자금의 유입이라는 과거에 없던 변수가 이번 시장에 깊은 영향을 줄 수 있음은 확실하다. 기존 패러다임이 깨지는 전환기적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보다 유연하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