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200달러 전망 나왔지만 현실은 냉랭…온체인 지표 '부정적'

| 손정환 기자

리플(XRP)의 가격이 무려 200달러(약 27만 8,0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등장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암호화폐 분석가는 선형 회귀 모델을 토대로 이 같은 급등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실상 가격 흐름과 온체인 지표는 이 예측과 큰 간극을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가 EGRAG CRYPTO는 로그 스케일의 선형 회귀 분석과 2표준편차 채널을 적용한 모델을 바탕으로 XRP의 장기 가격 흐름을 예측했다. 해당 모델은 설명력 지수(R²)가 0.84754에 달할 정도로 높은 신뢰도를 보였으며, XRP가 과거 세 차례 해당 모델의 상단 밴드를 터치했거나 돌파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XRP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뉜다. 첫째, 단순히 상단 밴드에 도달할 경우 가격은 27달러(약 3만 7,530원)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 둘째, 2021년과 같은 45% 가까운 예측 편차가 반복되면 18달러(약 2만 5,020원)선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가장 극적인 전망은 200달러(약 27만 8,000원) 도달로, 이는 과거 2018년 말의 570% 초과 상승세 재현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XRP 시세 흐름과 네트워크 지표는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 분석가 CryptoVizArt는 XRP가 현재 대칭 삼각형 패턴 내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3.3달러(약 4,590원) 부근의 강한 저항과 2.8달러(약 3,890원)대 지지선 사이에서 교착 상태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네트워크 활동 또한 불안 요인이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8월 27일 기준 활성 지갑 수는 38,303개로, 6월 한때 50만 개를 넘었던 시점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현재 XRP는 3달러(약 4,170원) 안팎에서 거래되며 24시간 기준 0.2% 미미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주일 기준으로는 3.6% 상승했지만, 2주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7.3%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30일간 4.9% 오르며 저력을 보였고, 연초 대비 상승률은 420%에 달한다. 특히 지난 7월 18일 사상 최고가인 3.65달러(약 5,070원)를 기록한 후 점진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XRP가 200달러까지 상승하려면 과거에 없던 유의미한 네트워크 확장성과 마켓 구조 변화가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회귀 모델은 흥미로운 이론적 시사점을 제공하지만, 실제 시장은 그 가능성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은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