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에 대한 장기 투자자의 확신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오랜 기간 코인을 매도하지 않는 일명 '축적 주소'들이 보유한 이더리움 물량이 2,430만 ETH까지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4년 5월 미국에서 현물 ETF가 승인되기 전과 비교해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같은 급격한 증가세는 기관 자금 유입이 이더리움 시장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분석가 부락 케스메지(Burak Kesmeci)는 축적 주소들의 보유량이 8.9백만 ETH에서 현재 2,430만 ETH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6월 이후에는 하루 50만 ETH 이상이 해당 주소들로 유입되는 경우도 발견되며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들 보유자의 평균 매입가는 약 2,500달러(약 347만 원)로 현 시세인 4,330달러(약 602만 원)를 훌쩍 웃돌며, 약 80%의 평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ETF 시장의 변화도 이 같은 흐름에 힘을 더하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가 JA 마르툰(JA Maartun)은 최근 30일간 이더리움 ETF에는 40억 달러(약 5조 5,600억 원)가 순유입된 반면, 비트코인(BTC) ETF에서는 9억 2,000만 달러(약 1조 2,788억 원)가 유출됐다고 전했다. 자금 흐름이 이더리움으로 이동하면서, 이더리움이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에 도전하는 양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최근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채굴기업 비트마인(BitMine)은 최소 170만 ETH, 약 80억 달러(약 11조 1,200억 원)에 달하는 코인을 보유 중이다. 이외에도 아컴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비트고(Bitgo)와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등을 통해 5억 달러(약 6,950억 원) 규모의 ETH를 매입한 고액 투자자 9명이 확인됐다.
정책 방향성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반에크(VanEck) CEO 얀 반 에크(Jan van Eck)는 미국 GENIUS 법안 통과 후 등장을 앞둔 스테이블코인 기반 은행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이더리움을 지목하며, 이더리움이 월가의 전략 토큰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더리움의 제도권 채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에 대한 장기적 신뢰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가격 변동성도 존재한다. 이더리움은 현재 4,32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24시간 기준 5.7%, 14일 기준 6.8% 하락했지만 한 달 전체로는 13.6%, 전년 대비 70% 상승이라는 두드러진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과도기적 조정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더리움을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보다 견조한 성과를 내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마지막으로 매트릭스포트(Matrixport)는 단기적으로 4,355~4,958달러(약 606만~690만 원) 사이의 변동성을 예상하며, 상단 저항선을 돌파할 경우 또 한 번의 강한 상승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의미한 축적세가 멈출 경우 급락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