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8월에만 1조 9,000억 원 유입…비트코인(BTC)은 순유출

| 손정환 기자

디지털 자산 시장의 자금 흐름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8월 한 달 동안만 약 4조 1,000억 원(30억 달러)이 암호화폐 투자 상품으로 유입된 가운데, 이더리움(ETH)에 가장 큰 자금이 몰렸다. 반면, 비트코인(BTC)에서는 자금 이탈이 계속돼 시장 분위기에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코인셰어스가 9월 초 공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디지털 자산 펀드에는 총 25억 2,000만 달러(약 3조 5,000억 원)가 유입됐다. 8월 전체 기준으로는 43억 7,000만 달러(약 6조 800억 원)로, 올해 들어 누적 유입액이 355억 달러(약 49조 3,950억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8월 마지막 금요일 이후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지표 발표로 인한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와 가격 부진이 겹치면서, 다시 자금 유출 흐름이 머리를 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더리움의 투자 매력은 두드러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8월에만 14억 달러(약 1조 9,460억 원)를 끌어모았으며, 누적 유입액은 채 1개월 만에 39억 5,000만 달러(약 5조 5,000억 원)에 달했다. 이에 반해 비트코인은 7억 4,800만 달러(약 1조 390억 원) 유입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3억 100만 달러(약 4,180억 원)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외에도 솔라나(SOL)와 XRP는 ETF 기대감이 반영되며 각각 1억 7,700만 달러(약 2,460억 원), 1억 3,400만 달러(약 1,860억 원)의 유입을 기록했고, 에이다(ADA)와 체인링크(LINK)에도 각각 520만 달러(약 72억 원), 360만 달러(약 50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노린 멀티자산 펀드 역시 70만 달러(약 10억 원)의 흐름으로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수이(SUI)는 최근 1주간 580만 달러(약 80억 원)의 순유출 흐름을 나타내 유사 자산군 내에서 상반된 방향성을 보여줬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단연 눈에 띈다. 한 주간 22억 9,000만 달러(약 31조 8,310억 원)를 유치해 글로벌 흐름을 주도했고, 이어 스위스는 1억 940만 달러(약 1,520억 원), 독일과 캐나다도 각각 6,990만 달러(약 970억 원), 4,110만 달러(약 570억 원)를 기록했다. 홍콩은 1,240만 달러(약 170억 원), 호주와 브라질도 소폭이나마 각각 290만 달러(약 40억 원), 160만 달러(약 20억 원)의 유입을 나타냈다. 그러나 스웨덴은 정반대 흐름으로 4,500만 달러(약 620억 원) 이상의 유출을 기록했다.

코인셰어스 측은 평균 이상의 지역별 자금 유입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건전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8월 말 일시적인 자금 유출은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며, 장기적 악재로 판단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한편 시장의 관심은 이더리움 중심의 자금 유입이 향후 구조적 흐름으로 이어질지, 비트코인이 반등을 통해 균형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