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선, WLFI 토큰 거래 의혹에 지갑 동결…커뮤니티 '내부자 매도' 반발

| 손정환 기자

세계 자유금융(World Liberty Financial, WLFI)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정식 출시된 WLFI는 초반 기대와 달리 투자자들의 불만과 의혹에 휩싸이며 혼란스러운 출발을 보였다. 특히 트론(TRX) 창립자 저스틴 선(Justin Sun)의 관련 지갑이 의심스러운 토큰 이동으로 인해 동결되면서, 내부자 거래 여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시 당일 WLFI는 시가총액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토큰 가격 0.20달러(약 278원)로 거래를 시작했다. 높은 거래량과 함께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암호화폐 분석가들은 초기에 유통된 토큰 물량이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당초 커뮤니티에 할당될 예정이었던 물량의 5% 중 단 4%만 실제로 유통되면서 신뢰에 균열이 생겼다.

여기에 저스틴 선이 보유한 물량 문제도 불거졌다. 그는 전체 WLFI 공급량 중 3%를 보유하고 있었고, 그 가운데 20%만 언락된 상태였다. 선은 미리 게시한 메시지를 통해 WLFI의 장기적 가치에 투자한다며 매도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온체인 데이터는 그의 지갑에서 HTX와 바이낸스로 900만 달러(약 1억 2,510만 원) 상당의 토큰이 전송된 사실을 가리켰다. 이로 인해 WLFI 팀은 ‘guardianSetBlacklistStatus’ 기능을 활용해 선의 지갑을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토큰 유통 구조에 대한 설명도 혼선을 자아냈다. 암호화폐 미디어 인플루언서인 퀜틴 프랑수아(Quinten Francois)에 따르면, 유동성과 마케팅에 사용된 토큰의 비중은 원래 1.6%로 보고됐지만 실제로는 2.8%였고, 일부는 락업 규정 없이 풀린 상태였다. 이로 인해 가격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거래소 유동성 물량 일부가 출시 초기에 은밀히 매도됐고, 저스틴 선이 HTX를 통해 WLFI를 입금하면 20%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를 설계해 자신의 지분을 우회 매도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전략이 이용자 예치금인 것처럼 가장하면서 자신의 WLFI 물량을 거래소에서 매도해, 일반 투자자에게 손실을 전가시킨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커뮤니티는 빠르게 반응했다. 특정 이용자는 선의 주소를 프리징한 WLFI의 거버넌스 투표를 지지하며, “그가 반복적으로 투자자를 엑시트 유동성으로 활용하는 패턴을 차단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논란이 커지자, 저스틴 선은 자신의 토큰 동결을 “부당하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그는 다른 초기 투자자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프로젝트 팀에 토큰 언락을 촉구했다. 동시에 그는 투자자 신뢰 제고를 명분으로 WLFI를 추가 매수하겠다며 1,00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규모의 토큰 구매 약속도 내놨다. 또, 미국에 상장된 암호화폐 주식을 가치주로 평가하며, 시장을 향해 낙관적인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선의 이러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WLFI를 둘러싼 불신은 여전하다. 프로젝트 운영의 투명성 부족과 유명 인사의 개입이 독이 된 이번 사례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신중한 판단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