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월스트리트)의 대표 기술주 애널리스트가 가상화폐 기업 이사회에 전격 합류하면서, 해당 가상화폐와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현지시간 9월 8일,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에잇코 홀딩스(Eightco Holdings)는 웨드부시 증권의 기술주 전문 분석가 댄 아이브스가 자사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에잇코 홀딩스는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만든 가상화폐 ‘월드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매입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총 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사모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월드코인은 샘 올트먼이 개발한 생체인증 스타트업 '월드'(World)에서 사용하는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로, 인간 사용자를 생체정보로 인증해 AI 시대의 신원 확인 수단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용자는 안구 스캔 등을 통해 ‘월드 ID’를 부여받고, 이 과정에서 보상으로 월드코인을 지급받는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빠른 확산 속에서 진짜 인간의 존재를 가려내는 인증 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주목받고 있는 프로젝트다.
아이브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인간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술 확산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월드코인을 단순한 암호화폐가 아니라, 미래 인증 기술의 핵심 요소로 평가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단순한 토큰 전략으로 봤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발표 직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월드코인은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24시간 만에 40% 이상 가격이 상승했고, 에잇코 홀딩스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하루 새 약 30배 급등해 60달러에 근접했다. 불과 나흘 전만 해도 1.45달러 수준에 머물던 주가가 폭발적으로 오른 셈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아이브스의 합류를 주요 전환점으로 판단했음을 방증한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방향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으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미국의 여러 상장기업이 ‘비트코인 운용기업’ 모델을 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로, 현재 약 60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비트마인(이더리움 매입), 디파이 디벨럽먼트(솔라나에 집중), CES 인더스트리(BNB 매입 계획)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축적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가상화폐를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닌, 기업 전략 포트폴리오의 일환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에는 기업마다 특정 가상자산의 매입 여부나 기술 파트너십이 주가나 기업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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