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NFT 전담 부서 폐지…디지털 아트 전략 대전환

| 류하진 기자

영국의 대표 경매사 크리스티(Christie’s)가 NFT(대체불가능토큰) 전담 부서를 폐지하고 이를 기존의 현대미술 부서로 통합했다. 이는 예술 시장 전반의 침체 속에서 디지털 아트 부문에 대한 사업 전략을 재정비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지 시각 1일, 나우미디어(Now Media)는 크리스티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결정은 조직 구조의 전략적 조정이며, 디지털 아트 판매는 지속되지만 전담 조직은 더 이상 유지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NFT를 포함한 디지털 아트 작품은 앞으로 크리스티의 ‘20세기 및 21세기 예술’ 부서에서 함께 취급하게 된다.

이와 함께 크리스티는 디지털 아트 부서 부사장을 포함한 직원 2명에 대해 해고 조치를 단행했으며, 적어도 1명의 디지털 아트 전문가는 계속 고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는 NFT 시장의 붐이 한창이던 2021년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선 대표적 대형 경매사로, 당시 마이크 ‘비플’ 윙켈만(Mike "Beeple" Winkelmann)의 대표작 ‘에브리데이즈: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을 경매에 부쳐 6,930만 달러(약 963억 원)에 낙찰시킨 바 있다. 이 경매는 NFT 미술품이 메이저 경매시장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후 NFT 및 디지털 아트 시장의 열풍은 급속히 식었으며, 크리스티의 이번 조직 개편은 그 시장 변화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해석된다. 특히, NFT 가격과 거래량이 지난 2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고전 예술시장에서 기대와 달리 수익성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NFT 산업은 여전히 실험적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이번 조치는 디지털 아트의 예술적 가치보다는 시장성과 실용성을 우선한 판단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주요 경매사들이 디지털 아트를 어떻게 위치 지울 것인지, 그리고 NFT 기술이 예술 산업에 미칠 장기적 파급효과에 대한 논의는 향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