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하락 저점이 생각보다 더 강력하게 지지되고 있다는 정황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는 장기 보유자, 옵션 시장에서의 기관 투자 흐름, 기술적 지표에 기반한 반등 시그널 등이 시장에 새로운 신뢰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2017년부터 2019년 사이에 매수된 비트코인을 여전히 보유 중인 장기 투자자들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온체인 분석가 카스 아베(Cas Abbé)는 지난 1년간 이들 보유자의 실현 시가총액이 약 149억 달러(약 20조 7,110억 원)에서 85억 달러(약 11조 8,150억 원)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이는 ‘매도’가 아닌 ‘노화’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들 자산이 단순히 ‘7년 이상’ 보유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계산상 수치가 떨어졌을 뿐, 여전히 움직이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반감기, 폭락장, FUD(공포•불확실성•의심)에도 흔들리지 않은 강한 손들”이라며 “비트코인의 사이클 기반은 이들로부터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기관 투자자의 움직임도 비트코인의 진짜 가격 바닥을 구성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 옵션 시장에서는 1개월 25 델타 스큐(Skew) 지수가 상승하며 하방 방어 수요가 뚜렷해지고 있다. 분석가 비트불(BitBull)은 “가격만 보고 있으면 감을 놓칠 수 있다”며 “옵션 시장에서는 리테일 공포가 아닌 기관의 철저한 헤지 전략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ETF 등 제도권 상품이 확장되면서, 대형 기관들은 스폿 포지션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풋옵션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이는 당장의 공포가 아닌, 철저한 리스크 관리 속에서 점진적으로 자본이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도 비트코인의 반등 시그널이 관찰되고 있다. 최근 BTC는 수주간 이어진 하락 추세선을 돌파하고 일봉상으로 여러 차례 안착을 시도했다. 11만 3,500달러(약 1억 5,771만 원) 수준에서 저항에 직면했지만 하락 이후 빠르게 회복, 같은 구간을 재차 테스트하고 있다. 이는 해당 저항선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분석가 렉트 캐피탈(Rekt Capital)은 “이전과 달리 얕은 조정 후 빠르게 회복되는 점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기술적 단서는 RSI(상대강도지수)와의 괴리에서 나타나고 있다. 트레이더 멀린 더 트레이더(Merlijn The Trader)는 주간 차트에서 가격이 저점을 낮추는 동안 RSI는 오히려 높은 저점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약세장 함정(bear trap) 패턴이라고 해석했다. 이러한 패턴은 추세 전환의 전조로 종종 받아들여짐에 따라, 트레이더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장기 보유자들의 단단한 신뢰, 기관 자금의 구조적 유입, 그리고 차트 상 보이는 기술적 반등의 단서들은 비트코인 바닥의 ‘진짜 모습’이 단순한 수치 너머에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은 조용히, 그러나 확고히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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