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알트시즌 경고…CPI·FOMC 앞두고 '출구 펌프' 가능성 제기

| 손정환 기자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알트코인 랠리가 사실상 ‘함정’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주요 거시경제 이벤트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승 움직임이 개인 투자자의 유입을 유도한 뒤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는 ‘출구 펌프’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가 닥터프로핏(Dr Profit)은 최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알트코인 상승세가 인위적으로 연출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시장 조성자들이 일부러 알트코인을 끌어올리며 소매 투자자들을 안심시켰고, 이는 고점에서 매도하기 위한 전형적 분배 단계”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랠리는 지속적인 강세장이 아닌 단기 유동성 확보용”이라며 ‘가짜 알트시즌’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투자자들이 현재 알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는 이유가 ‘놓치고 싶지 않다’는 감정(FOMO)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따지고 보면 이는 위험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 수요일)와 CPI(목요일)가 발표되고, 이어지는 8일 뒤에는 FOMC 회의까지 예정돼 있어, 시장은 언제든 방향을 급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여전히 알트코인의 단기 상승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최근 페치에이아이(FET), 앰프(AMP), 신세틱스(SNX)와 같은 알트코인이 바이낸스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단기 시세 반등 여지를 언급했다. 반면, 분석가 애쉬 크립토(Ash Crypto)는 비트코인(BTC) 도미넌스가 약화되면 오는 10월부터 3월 사이 ‘메가 알트시즌’이 펼쳐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비트코인 지지자 벤저민 코웬(Benjamin Cowen)은 보다 신중한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도미넌스는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알트코인이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며 “BTC가 상승하든, 하락하든 혹은 횡보하든 상관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과거 데이터에 근거한 의견으로, 시장의 기대와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한편, 비트코인은 여전히 시장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24시간 기준으로 1.5%, 주간 기준 2.5% 상승하며 현재 가격은 8만 1,444달러(약 1억 1,321만 원)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한 달 동안은 4.2% 하락했고, 최고점이었던 8만 9,222달러(약 1억 2,400만 원) 대비로는 약 9% 빠진 상태다. 거래량은 하루 사이 420억 달러(약 58조 3,800억 원)에 달해 여전히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레이더들이 단기 상승에 혹해 무방비로 매수에 나서는 사이, 시장 전반을 흔들 수 있는 거시 지표들이 다가오고 있다. 알트코인의 기회를 노리려면 냉정한 판단력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