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투자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관련 기대감이 투자 심리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이 9월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자사 플랫폼을 통해 해외 주식을 거래한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6.5%로 전월(7.8%) 대비 다소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 가운데 가장 많이 매수된 종목은 엔비디아였다. 이 회사는 데이터센터 매출 둔화, 중국 시장에서의 불확실성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이라는 인식 덕분에 꾸준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디지털 자산 시장의 회복세도 투자 흐름에 영향을 주었다.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2배 레버리지 상품인 ETHU와 이더리움을 다량 보유한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 같은 관련 종목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매수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암호화폐 시장의 랠리가 전통 주식 투자에도 파급효과를 주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편 상위 10%의 고수익 해외 투자자들 역시 수익률이 전월 대비 감소했다. 7월에는 평균 수익률이 53.1%에 달했으나, 8월에는 47.5%로 낮아졌다. 이들이 주로 투자한 종목은 템퍼스 AI(34%), 테슬라(8%), 아이온큐(7%) 등 성장주 비중이 높았으며, 동시에 단기 채권 ETF인 SGOV와 같은 보수적인 자산에도 투자해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전반적인 수익률이 더 부진했다. 국내 종목 평균 수익률은 3.3%로 역시 전월(4.8%)보다 하락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이 약세를 보였고, 주요 매수 종목이었던 두산에너빌리티와 대한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조선·방산 관련주는 정상회담 이후 수요가 증가했지만, 단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8월 투자시장에서는 이더리움 랠리, AI 산업 낙관론, 정부 정책 수혜 기대 등 다양한 테마가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고수익 투자자들은 고성장 주식과 현금성 자산 모두에 투자하며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려는 전략을 취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투자 흐름은 인공지능, 암호화폐, 정책 테마 등 고변동성 자산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음을 보여준다. 향후 기술주 중심의 랠리가 이어질 경우, 투자자들은 테마별 순환매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시장 전반의 유동성과 리스크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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