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ETF, 6,209억 원 유출…비트코인은 '중기 바닥' 가능성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풀 꺾였다. 최근 14일 평균 순유입 규모가 급감하면서, 이더리움 가격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ETF 자금 흐름이 정체되는 분위기다. 반면 비트코인(BTC)은 1억 5,012만 원(약 108,000달러)에서 1억 5,707만 원(약 113,000달러) 사이에서 박스권을 이어가며 시장 전체가 관망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 ETF는 최근 두 번째로 많은 단일 일간 유출량을 기록했다. 8월 말까지 하루 평균 5만5,000~8만5,000 ETH가 유입되며 강세장을 견인했지만, 8월 마지막 주 이래 흐름이 바뀌었다. 지난주에는 하루 평균 -4만1,400 ETH가 순유출됐고, 특히 금요일 하루에만 약 10만4,100 ETH가 빠져나갔다. 이는 당시 시가 기준으로 약 6,209억 원(447백만 달러)에 달한다.

비트파이넥스는 “ETF가 가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전통 금융기관(TradFi)의 위험 선호도가 약화되면서 ETF 수급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ETF 및 재무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목할 점은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주로 현물 ETF를 통해 매수 수요가 집중되는 반면, 이더리움은 현물과 파생상품 전략(캐시 앤 캐리) 수요가 혼재돼 헤지와 차익거래의 성격이 강한 유입이 많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명확한 방향성을 가진 흐름이 나타나지만, 이더리움은 투기성과 구조화된 전략이 섞인 유동성이 주를 이룬다는 분석이다.

한편 비트파이넥스는 9월 중 비트코인이 중기 바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다소 불확실한 거시 환경 속에서도, 다음 분기 반등을 위한 흐름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ETF 자금 흐름이 단순 수치 이상의 시장 시그널임을 다시 보여준다. 향후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상승 탄력을 얻으려면,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회복이 선행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