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기관 자금 2조 원 넘게 유입…5,000달러 재돌파 기대감 고조

| 손정환 기자

시장이 고점에 가까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더리움(ETH)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대형 자금과 신설 지갑을 통한 대규모 유입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이더리움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 리서치는 약 두 달 전 이더리움 가격이 평균 3,145달러(약 437만 원)일 당시 보유하고 있던 79,470 ETH를 매도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이들은 훨씬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수 포지션으로 전환하며, 다시금 이더리움을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확보하기 시작했다. 특히 트렌드 리서치는 최근 단 두 시간 만에 9,377 ETH(약 130억 원)를 인출하고, 아베(Aave)에서 8,800만 USDT를 대출받아 바이낸스에 예치하는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

이와 유사하게 샤프링크(SharpLink)는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로 3억 7,900만 USDC(약 5,263억 원)를 이체한 것으로 확인돼, 기관 매수 수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크라켄에서 단 10시간 이내에 신규 지갑 4개가 78,229 ETH(약 1,091억 원)를 출금하며 매도보다는 축적(accumulation) 전략을 취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 비트마인이 다섯 시간 전 46,255 ETH(약 645억 원)를 추가 매입하면서, 전체 보유량을 2.1백만 ETH(약 12조 8,730억 원)로 늘린 것도 이더리움 수요 증가의 신호로 해석된다.

기술적으로도 이더리움의 움직임은 긍정적이다. 50일 이동평균선이 핵심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으며, RSI 지표 역시 과매수 구간에 진입하지 않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거래량은 소폭 줄었지만, 기관 유입이 개인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상쇄하며 가격 지지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더리움의 인기는 단지 기술적 지표나 펀더멘털 때문만은 아니다. ETF 승인 기대감, 레이어2 확장 솔루션의 부각, 그리고 디지털 자산 인프라로서의 역할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수천억 원대의 자금이 단기 전략이 아닌 중장기 포석 차원에서 시장에 투입되고 있다는 점은,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향후 가격 반등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러한 흐름은 이더리움이 단기적 변동성을 감내하고서라도 5,000달러 재돌파를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관들은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변동성 관리 없이 무작정 투자하지 않는다. 현재 이들의 결정이 미래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시그널일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