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SEC 상대 소송 제기…갠슬러 문자 삭제에 법원 개입 요청

| 서지우 기자

코인베이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갈등 수위를 또 한층 끌어올렸다. 이번에는 게리 갠슬러(Gary Gensler) SEC 위원장을 포함한 고위 직원들의 문자 메시지 삭제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법원에 공식 대응에 나섰다.

코인베이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법원에 제출한 신청서를 통해, SEC 감사국이 실시한 내부조사 결과를 근거로 청문회를 요청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SEC는 갠슬러 위원장을 포함한 고위 간부들의 문자 메시지 약 1년치 분량을 ‘막을 수 있었던 실수’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인베이스 측은 이에 대해 “SEC가 2023년과 2024년 정보공개법(FOIA) 요청에 제대로 응답하지 않았다”며, 기관의 자료 조회 방식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코인베이스는 SEC가 이더리움(ETH)의 지분증명(PoS) 전환을 둘러싼 공식 커뮤니케이션 일체를 포함해, 요청된 모든 자료에 대해 전면적인 추가 검색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갠슬러 위원장과 관련 부서가 오가는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 지금까지 제출되지 않은 자료를 재확인하겠다는 목표다.

신청서에는 “이번 법원의 개입은 SEC가 과거 명령을 어겼는지를 판단하고, 관련 자료의 완전한 보존 및 제출을 보장하는 조치로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문구가 담겼다. 나아가, 법원에서 해당 자료의 제출 여부를 검토한 뒤 변호사 비용 청구 등 추가적인 조치를 위한 후속 청문회도 제안했다. 그러면서 “수사 과정이 끝난 뒤에는 특별검사 임명을 촉발할 수 있는 판단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SEC의 내부 통제력 부족에 대한 법적 책임 강화를 노린 조치로 풀이된다.

SEC 측 대변인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투명성은 SEC 활동의 중심이며, 납세자에 대한 책임 의식의 핵심”이라며, 기관 운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코인베이스는 현재 SEC와 진행 중인 규제 해석 문제, 등록 및 법적 책임 외에도 행정 처리 과정의 불투명성을 문제 삼아 정면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이후 암호화폐에 대한 입장을 매번 선회하고 있는 가운데, SEC의 해석과 조치는 향후 미국 암호화폐 산업의 규제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