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XRP) 현물 ETF 승인 결정을 지속적으로 미루며, 시장 참여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 이후 SEC 수장이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ETF 심사 속도는 전혀 개선되지 않아,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뒤따른다.
최근 ETF 신청 지연 사례 중 하나는 자산운용사 프랭클린의 XRP ETF다. SEC는 앞서 다수의 XRP 현물 ETF 심사 마감일을 10월로 연기한 데 이어, 다시 프랭클린의 신청 기한을 11월로 늦춘 바 있다. 이에 대해 XRP 지지자 커뮤니티, 이른바 'XRP 아미'는 SEC의 반복적인 지연행위가 구조적인 문제라는 입장을 내놨다.
X에서 5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커뮤니티 인플루언서 존 스콰이어(John Squire)는 "SEC는 거의 모든 현물 ETF 1차 신청을 일단 연기한다"며, 이는 단순히 검토 시간 확보를 위한 행정적 절차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ETF도 같은 과정을 거쳐 2024년에야 승인됐다.
하지만 그는 단순 행정 절차 이상으로, 정치적 환경 역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핫한 정치 시즌에 너무 빨리 움직였다가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SEC가 신중한 행보를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XRP ETF 승인은 기관의 수요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셈이라 정치적 무게가 더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SEC의 반복된 연기 속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는 존재한다. 스콰이어는 "지연은 거절이 아니다"라며 "심사 항목 하나하나를 체크하는 과정일 뿐이고, 결국에는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월가가 XRP에 대한 노출을 원하고 있으며, 현물 XRP ETF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이같은 전망은 ETF 전문가들과 시장 참여자들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ETF연구소의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는 "XRP ETF가 올해 안에 미국 시장에 등장할 확률은 거의 100%에 가깝다"고 밝혔으며,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도 XRP ETF 승인 확률은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현재 XRP ETF 심사는 겉으로는 지연되고 있지만, 지난 비트코인 사례처럼 순차적으로 승인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존 스콰이어의 말을 빌리자면, "지연은 단지 프로세스일 뿐이며, XRP ETF 역시 피할 수 없는 흐름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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