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8개월간 6,250억 달러 유입…출시 15년치보다 많았다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18개월 동안 비트코인 네트워크로 유입된 자금 규모는 총 6,250억 달러(약 868조 7,500억 원)로, 이는 비트코인이 등장한 이후 처음 15년 동안 유입된 총액보다 많다. 이 같은 수치는 비트코인의 시장 성숙도와 자산으로서의 위상을 입증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기영주 CEO는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해당 데이터를 공유하며, 2009년부터 2024년까지 15년간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유입된 자금은 총 4,350억 달러(약 605조 6,500억 원)였다고 밝혔다. 반면 2024년부터 현재까지 약 1년 반 동안의 유입 규모는 이보다 1,900억 달러(약 264조 5,000억 원)나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 CEO는 차트 이미지를 함께 제시하며, 이 수치는 실현 시가총액 지표를 기반으로 계산됐다고 설명했다. 실현 시가총액은 네트워크 내 각 비트코인이 마지막 이동 시 가격에 따라 각각의 가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시가총액보다 네트워크 내 실질적인 투자 흐름을 더 명확히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지표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실현 시가총액은 이미 1조 달러(약 1,390조 원)를 넘어섰다.

이 같은 변화는 강력한 유입 기반을 바탕으로 가격 상승 기대감을 키우는 한편, 일부 조심스러운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날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78% 하락한 11만 4,988달러(약 1억 5,985만 원)에 거래되며, 11만 6,802달러(약 1억 6,174만 원)를 기록한 장중 고점을 넘지 못하고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조기 매수자들의 수익실현 매물이 늘어난 것이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번 주 금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시장은 9월 17일 예정된 연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오는 10월과 12월에도 동일한 폭의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이번 기록은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자산을 넘어 기관과 장기투자자들의 유입이 지속되며 디지털 금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적 조정 국면이 이어질 수 있겠지만, 장기 수요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향후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