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 "2032년까지 비트코인 42% 유통 불가…가격 상승 압력 커진다"

| 민태윤 기자

미국 자산 운용사 피델리티(Fidelity)가 비트코인(BTC) 공급의 유동성 측면에서 중대한 변화를 예측했다. 피델리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2032년까지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42%가 사실상 시장 유통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기준 유통 중인 약 830만 BTC(약 145조 3,700억 원)가 거래 가능한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델리티는 유동성이 낮은 공급으로 간주할 수 있는 두 그룹을 기준으로 삼았다. 첫 번째는 장기 보유자, 즉 지난 4년간 분기별 보유량이 꾸준히 증가했거나 최소 90% 이상 증가를 유지해 온 주소들이다. 두 번째는 1,000 BTC 이상을 보유한 상장 기업들로, 이들의 보유량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고정된 공급은 시장에 유통되는 비트코인이 줄어들고 가격 상승 압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피델리티는 “이 두 그룹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2025년 말까지 600만 BTC 이상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전체 발행 가능량인 2,100만 BTC의 약 28%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장기 보유자들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피델리티는 비트코인을 최소 7년 이상 지갑에서 이동하지 않은 주소들을 조사한 결과, 2016년 이후 현재까지 보유 잔액이 줄어든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이들이 고의적으로 매도 시점을 미루고 있거나 시장에 장기적인 신뢰를 보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하나의 그룹인 상장 기업들 역시 보유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 일부 기업은 2022년 2분기에 단 한 차례 비트코인을 매도했을 뿐, 대부분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현재 기준으로 105개의 상장 기업들이 총 96만9,000 BTC(약 16조 4,891억 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4.6%에 해당한다. 향후 이들 기업의 참여가 확대된다면 비트코인 유동성은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분석은 장기 보유자와 기관투자자의 움직임이 비트코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입증한다. 유동성 축소는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부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의 희소성과 맞물려 가격 지지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시장은 이들의 자산 운용 전략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