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앞두고 2,707억 원 청산…암호화폐 시장, 매크로 공포에 흔들

| 손정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급격한 청산 불균형이 발생하며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시장 전반에서 약 194.6만 달러(약 270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돼, 금주 정책 결정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이번 대규모 청산은 예상보다 빠르고 격렬한 하락세 속에서 발생했다. 트레이딩 데이터 분석가 @TedPillows는 SNS 'X'를 통해 시장 전반에 형성된 ‘진홍색’의 히트맵을 공유하며, 특히 주요 암호화폐들이 대거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롱포지션이 연쇄적으로 청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주는 페이크 펌프에 속지 말라”고 경고하며, 전반적인 흐름은 하락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기 보고에선 청산 규모가 500억 달러로 과장되었지만, 이는 수치 오류로 정정됐다. 코인글래스가 집계한 실제 청산 규모는 12시간 기준 약 5,457만 달러(약 758억 원)에 달하며, 24시간 기준으로는 1억 9,468만 달러(약 2,707억 원)까지 증가했다. 이 중에서 롱포지션 청산이 1억 4,215만 달러(약 1,977억 원), 숏포지션 청산이 5,252만 달러(약 730억 원)를 차지했다.

시장의 불안은 미국 금리 변화에 대한 변수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1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FOMC 회의에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보다 훨씬 더 과감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며 연준의 결정을 압박한 바 있다. 이는 미국 그리고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교차된 불확실성을 낳고 있으며, 암호화폐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단기적 조정으로 보는 시각과 중장기 약세장의 예고로 보는 해석이 공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매크로 경제 이벤트가 가까워질수록 청산 리스크와 시장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거시경제 신호에 민감한 고위험 자산군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투자자들은 향후 금리 결정 내용을 면밀히 추적하며, 포지션 관리와 리스크 대응 전략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