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최근 수일간 8% 넘게 조정을 받은 가운데, 선물 시장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뚜렷하게 감소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바이낸스의 오픈이자(Open Interest, OI) 지표가 빠르게 식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더리움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정은 지난 8월 말 기록한 약 4,950달러(약 6억 8,855만 원) 고점 이후 시작됐다. 하지만 암호화폐 분석가 부락 케스메시(Burak Kesmeci)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바이낸스 선물 시장의 OI 감소는 과거에도 가격 반락 직전에 선행 신호로 작용해왔다”며 “현재 이더리움 시장도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어,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3개월간 세 차례에 걸친 OI 급락 사례를 언급하며 근거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8월 17일에는 114억 달러에서 102억 달러로 약 10.52%(약 1조 6,680억 원) 감소했으며, 8월 20일에는 130억 달러에서 97억 달러로 25.38%(약 4조 6,310억 원) 급락했다. 이어 9월 13일에도 113.9억 달러에서 104억 달러로 8.69%(약 1조 4,070억 원) 감소하며 시세 조정의 전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케스메시는 “현재 OI가 96.9억 달러(약 13조 4,640억 원) 수준까지 더 하락하면 시장이 완전히 리셋된다”며 “지금의 조정은 건강한 조정일 뿐, 추세적인 하락이 아닌 다음 상승을 위한 정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선물 시장의 과열이 빠르게 식고 있어, 이더리움은 다음 단계 랠리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더리움은 4,487달러(약 6,223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24시간 기준으로는 0.8%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3.9% 상승한 상태다. 흥미로운 점은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투기 심리가 줄고 있지만, 온체인 지표는 반대로 장기 투자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이더리움 스테이킹 물량은 사상 최대치인 3,620만 ETH에 도달했으며, 거래소 보유량은 수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장기 보유를 선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미국 내 현물 ETF를 통한 이더리움 보유량도 670만 ETH로 늘어나며, 4월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형 금융기관들의 전망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씨티그룹은 2025년 말 이더리움의 목표가를 4,300달러(약 5,977만 원)로 제시했는데, 이는 현재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크립토퀀트 분석가들은 “씨티가 거시경제 리스크와 규제 변수 등을 감안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은 현재 4,307달러(약 5,984만 원) 수준의 9월 바닥을 분명히 상회하고 있고, 8월 고점 대비 9.3%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여전히 96%에 이르며, 기술적 조정임을 방증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더리움의 중단기적 흐름이 다시 상방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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