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가 보유하고 있던 XRP 물량이 최근 세 달 사이 급속히 줄어들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때 약 9억 7,000만 개의 XRP를 52개 콜드월렛에 분산 보관하고 있었던 코인베이스는 최근 이 중 48개 지갑을 비활성화하면서 잔존 물량이 6,560만 XRP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는 초기 대비 93% 가까이 줄어든 수치이며, 현재 시세 기준 약 2억 8,000만 달러(약 3,892억 원) 규모의 XRP가 거래소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내부 보관 구조 재편인지, 외부 기관 참여를 염두에 둔 사전 준비인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확인된 바는 없지만, 일부 업계에서는 블랙록(BlackRock)과 같은 대형 기관이 코인베이스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 자산을 수탁하거나 시장 진입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콜드월렛에서 출금된 XRP 대부분이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지갑으로 이전된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 주말에도 코인베이스를 통해 1,650만 XRP(약 518억 원)가 이체되는 대규모 거래가 포착되며, 거래소에서 XRP가 완전히 유출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아직 모든 보유량이 거래소를 완전히 떠났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일부 전문가는 코인베이스가 내부 지갑을 순환하거나 새로운 관리 체계로 전환 중일 가능성에도 무게를 실었다.
이번 사건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XRP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ETF 승인은 XRP 유통 및 보관구조에 새로운 수요를 불러올 수 있으며, 대형 기관이 가격 변동성에 대비해 미리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와 관련해 명확한 발표는 없지만, XRP 커뮤니티와 온체인 분석가는 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침묵 대신 관찰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일부 분석가는 최근 이뤄진 대규모 지갑 이동이 ETF 승인 이후 형태를 갖춘 자산 운용 준비일 수도 있다며 신중한 해석을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현재 시점에서 확정할 수 있는 사실은 하나다. 코인베이스의 XRP 보유량은 확연히 줄었으며, 이는 단기 유통 물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은 향후 대형 매수 주체의 움직임, ETF 승인 소식, 그리고 코인베이스 측의 공식 입장 등을 주시하며 XRP의 가격 궤적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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