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가 영국 시장에서 XRP(리플), 도지코인(DOGE), 라이트코인(LTC)의 입지를 강화하면서 유럽 확장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코인베이스가 자체 이더리움 레이어2 블록체인 ‘Base’ 위에 발행한 ‘랩드(wrapped)’ 형태의 암호화폐 서비스를 영국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새롭게 도입된 자산은 각각 cbXRP, cbDOGE, cbLTC, cbADA로 불리며, 에이다(ADA) 또한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Base 네트워크 내에서 운용되며, 영국 사용자는 코인베이스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iOS·Android)을 통해 해당 자산의 전송 및 수신이 가능하다.
랩드 암호화폐는 원래의 암호화폐를 일정한 가치로 안정되게 포장한 것으로, 다른 플랫폼에서의 거래나 디파이(DeFi)에 유용하게 활용된다. 이에 따라 이번 확장은 사용자의 거래 유동성을 크게 높이고, 플랫폼 전반의 거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영국처럼 암호화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고 규제 명확성이 중요시되는 지역에서의 도입인 만큼, 코인베이스의 유럽 시장 입지 확대를 겨냥한 전략적인 수순으로 해석된다.
이번 오픈은 규제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명확한 규제 방침을 세워왔으며, 이는 코인베이스가 이번 서비스를 공식화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작용했다. 다만, 지난 2024년 FCA는 코인베이스 영국법인에 고위험 고객을 상대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약 450만 달러(약 62억 5,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 측은 “문제가 된 고객은 고의적으로 유입된 것이 아니며, 규칙을 따르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처럼 코인베이스는 규제를 수용하면서도 새로운 기술 도입을 통해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코인베이스 CEO는 올해 말까지 새로운 서비스를 대거 출시할 것이라 예고한 바 있으며, 이번 런칭도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영국 고객을 시작으로 향후 유럽 전역으로 대상이 확대될 경우, 랩드토큰을 활용한 글로벌 확장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보다 까다로운 규제가 지속되며 경쟁사들이 속속 자본시장에 진입하는 가운데, 코인베이스는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글로벌 입지 재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피터 틸(Peter Thiel)의 불리시(Bullish)나 윙클보스 형제가 운영하는 제미니(Gemini)와 같은 후발주자들이 IP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영국 확대는 주도권 유지 차원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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