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기반 XRPR ETF, 첫날 거래량 527억 원 돌파…2025년 최고 데뷔 성과

| 손정환 기자

미국에서 출시된 새로운 리플(XRP) 기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첫 거래일에 약 527억 원(3,800만 달러) 규모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을 얻었다. 이번 ETF는 REX 오스프리(REX-Osprey)가 출시한 'XRPR ETF'로, 자연 발생 거래량 기준으로 2025년 들어 가장 성공적인 첫날 성과를 기록한 상품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 ETF 전문가인 에릭 발츄나스(Eric Balchunas)는 이번 XRPR ETF의 거래가 ‘자연 거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개념은 시장 조작이나 알고리즘 봇이 아닌, 실제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자발적인 수요에 기반한 거래량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XRPR은 특별한 구조 덕분에 기존 현물 ETF와 달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표준적인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비인증 ETF로, 신탁 형태의 비전통적 구조를 택한 것이 특징이다.

흥미로운 점은 XRPR ETF가 같은 날 출시된 기술 테마 중심의 아이브스 AI 혁신 ETF(IVES)를 앞서며 올해 가장 자연적인 첫날 거래 성과를 거둔 ETF가 됐다는 점이다. 이는 리플(XRP)에 대한 기관 투자자 중심 수요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또한, 같은 REX 오스프리에서 출시된 도지코인(DOGE) 기반 현물 ETF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ETF는 첫날 기준 약 236억 원(1,700만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2025년 출시된 ETF 가운데 상위 5위 안에 드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밈코인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방증하며, 향후 유사 상품들의 확산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ETF 시장의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신종 암호화폐 기반 금융상품에 대한 확실한 수요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현재 승인 대기 중인 1933년 증권법 기반의 ‘정통’ 현물 ETF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XRPR ETF의 성공 사례는 유사 상품 출시를 가속화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프랭클린템플턴, 비트와이즈, 카나리아캐피털 등 이름 있는 자산운용사들이 리플(XRP) 기반 현물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의 실수요와 규제 변화를 감안하면 시장은 본격적인 현물 암호화폐 ETF 시대로 접어들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