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ETF, 화려한 출발 후 2.6% 하락…‘열기 단기반짝’ 우려 확산

| 손정환 기자

미국 최초의 현물 기반 XRP ETF가 화려한 데뷔와는 달리 상장 이튿날부터 조정을 받으며 투자자들의 기대에 제동을 걸고 있다. XRPR이라는 티커로 상장된 REX-오스프리 XRP ETF는 첫날 약 2,458만 달러(약 341억 원)라는 기록적인 거래대금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튿날 2.6% 하락하며 흐름이 꺾였다. 이로 인해 XRP ETF에 대한 초기 열기가 단기적 유효성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당 ETF는 상장 직후 단 90분 만에 약 2,458만 달러(약 341억 원) 규모의 거래가 몰렸고, 이는 같은 시간 동안 출시된 기존 선물 기반 암호화폐 ETF들의 거래량을 월등히 상회하는 수치였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현물 ETF들의 관심 열기를 연상케 할 만큼 강한 유입세였다. 이는 투자자들의 알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XRPR 가격은 상장 둘째 날 약세 흐름을 보이며 개장가였던 25.13달러에서 점차 밀려나 25.07달러까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당일 수익을 노린 단기 매도세가 원인으로 분석했다. 거래 차트는 붉은빛으로 물들었고, 이는 하락 전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XRP ETF 출시는 암호화폐 업계에 있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이제까지 XRP 관련 상품은 규제 벽에 막혀 선물 또는 ETN 등 우회 상품 외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Ripple 관련 판결이 마무리된 이후 제도권 진입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기록적인 출발=계속되는 상승세’는 아니라는 점이 다시금 입증됐다는 냉정한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같은 주에 상장된 도지코인(DOGE) ETF도 화제를 모았지만, 거래대금은 約 600만 달러(약 83억 원)에 그치며 XRP ETF에 비해 관심도가 크게 낮았다. 이는 시장이 밈코인보다는 여전히 ‘실제 생태계 기반’ 알트코인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궁극적으로 XRP의 ETF 상장은 중요한 진전이지만, 향후 지속적인 거래량 유지와 자금 유입 없이는 단순한 이벤트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 25달러 가격대가 핵심 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지켜내느냐 여부가 ETF의 ‘성공’과 ‘버블’을 갈라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