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고래 매집, 3개월새 2,800만 개 돌파…강세장 신호탄?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이 지난 2018년 이후 가장 강력한 매집 사이클에 접어들며 향후 강세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4개월간 고래 및 기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입 주소의 보유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ETH의 공급 측 압축과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온체인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5년 중반까지는 이더리움 장기 투자 지갑들의 매입량 증가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던 반면, 2025년 6월 이후부터는 이례적인 속도로 급증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초 1,300만 개였던 이더리움 보유량은 9월 중순 기준 2,800만 개까지 치솟으며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단기간 내 대규모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ETH을 매수한 결과로 해석된다.

크립토퀀트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매입 속도에 대해 “ETH의 장기적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가진 전략적 자금이 유입된 결과”라며 “유통 물량의 감소는 가격 상승 기반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확장성과 처리속도 개선에 대한 기술 업그레이드, 기관의 수용 확대 등 여러 거시적 요소 역시 상승 압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다른 블록체인 분석 기관 TK 리서치(TK Research)는 ETH 네트워크 자체의 성장 사이클 가속화에도 주목했다. 이 기관은 이더리움의 초당 거래 건수(TPS)가 전년 대비 61.5% 증가했으며, 평균 트랜잭션 수수료는 90% 가까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환경은 사용자 및 개발자 유입에 유리하게 작용하며, 전반적인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가격 차트 상으로 ETH의 향후 상승이 결코 단선적이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가 레나르트 스나이더(Lennaert Snyder)는 이더리움이 현재 주요 저항선인 4,630달러(약 6,435만 원)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단기적으로는 4,250달러(약 5,908만 원) 부근의 하방 지지선을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나이더는 “지나치게 레버리지를 활용한 매수 포지션이 정리되는 소폭의 조정이 선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더리움은 가격과 펀더멘털 양 측면에서 중요한 변곡점에 도달하고 있다. 고래 투자자와 기관 중심의 이례적인 매집 흐름은 분명 강세 전환의 촉매가 될 수 있으며, 기술적·경제적 환경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향후 상승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단기 조정 등의 불확실성도 감안해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