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지난 24시간 동안 극단적인 가격 변동을 겪으며 청산 불균형 규모가 903%까지 치솟는 이례적 상황을 맞았다.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XRP는 단 하루 만에 약 793만 달러(약 110억 2,270만 원) 상당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가운데 롱 포지션 청산액만 721만 달러(약 100억 1,690만 원)에 달하며, 숏 포지션은 71만 8,000달러(약 1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청산 불균형은 주로 상승장을 예측한 투자자들이 대거 밀리면서 발생했다. XRP 가격은 하루 새 3.04달러에서 2.98달러로 하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3달러를 하향 돌파했다. 아직은 2.90달러 선이 하방 지지로 작용하고 있지만, 확실한 반등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XRP만의 상황은 아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ETH) 역시 롱 포지션에서만 6,150만 달러(약 854억 8,500만 원)의 청산이 발생하며 가장 큰 규모의 손실을 냈다. 반면 숏 포지션 청산은 414만 달러(약 57억 5,460만 원)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비트코인(BTC)도 약세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총 3,510만 달러(약 487억 3,900만 원)가 청산됐으며, 이 중 3,310만 달러(약 459억 3,900만 원)는 롱 포지션 투자자에게 집중됐다.
시장 전반적으로 롱 포지션 청산이 숏 포지션을 압도하면서, 전반적인 매수 심리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투자 자금 유입보다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XRP의 경우 24시간 거래량이 28.6% 감소해 38억 3,000만 달러(약 5조 3,237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장이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닌, 기관투자자의 전략적 가격 억제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블랙스완캐피털리스트(Black Swan Capitalist) 설립자인 베르산 알자라(Versan Aljarrah)와 금융 칼럼니스트 짐 윌리(Jim Willie)는 “기관들이 XRP를 낮은 가격에 매집하기 위해 가격 상승을 의도적으로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윌리는 “만약 이러한 억제가 없었다면 XRP는 최근 흐름에서 최소 7~8달러까지 상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XRP가 미국 달러의 유동성 대체 수단으로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기관들이 장기적으로 큰 베팅에 나서고 있다고 해석했다.
XRP 투자자 다수는 향후 상승세가 일반적으로 반복됐던 10월을 앞두고 전략적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월 랠리는 기대되지만 지금은 단기 투입보다 관망이 유리하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온다. 시장은 점차 10월 반등 여부에 눈길을 돌리며, 다음 분기 시작과 함께 방향성을 모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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