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달러 대안'으로 테더(USDT) 결제 확산…토요타·BYD 차량도 구매 가능

| 민태윤 기자

볼리비아에서 테더(USDT)를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등장하면서, 해당 국가의 암호화폐 도입이 한 단계 진전됐다. 최근 달러화 외환 보유고가 고갈 위기에 직면한 볼리비아에서 테더가 법정 통화의 빈자리를 메우기 시작한 것이다.

테더의 최고경영자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토요타, 야마하, 비야디(BYD)가 현지에서 차량 결제에 테더를 공식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암호화폐 보안 업체 비트고(BitGo)는 볼리비아에서 USDT로 첫 토요타 차량 구매가 이뤄졌다고 발표, 실제 거래가 성사됐음을 입증했다.

아르도이노가 공개한 사진 속 전시장에는 "간편하고, 빠르며, 안전한 USDT 결제" 문구가 적힌 표시판이 걸려 있다. 이로써 테더는 볼리비아에서 외화 대비 안정성을 갖춘 결제 옵션으로 작동하며, 현지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트고 측은 테더 및 현지 토요타 지점과 협력해 고객이 자산을 직접 보관(self-custody)할 수 있게 돕고 있으며,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테더를 활용한 결제가 신뢰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볼리비아는 최근 심각한 외환 부족으로 달러화 구입이 극히 제한되고 있으며, 일부 현지 은행조차 외화를 취급하지 않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인 테더가 신속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볼리비아에서 자동차와 같은 고가 상품에 암호화폐 결제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중남미 등 신흥국에서 암호화폐의 실질 활용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테더의 유동성과 글로벌 접근성이 현지 경제 불안정성 속에서 탈중앙화된 결제 수단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