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암호화폐 중 하나인 XRP(XRP)의 부진한 가격 흐름에 대해 더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을 원인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됐음에도 불구하고 XRP가 시장에서 기대만큼의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호주 출신 변호사이자 유명한 XRP 분석가 빌 모건(Bill Morgan)은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SEC와의 소송이 종결된 지금 시점에서 XRP의 가격 정체는 전적으로 시장 자체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법적 리스크가 완전히 제거됐음에도 여전히 XRP의 성능은 저조하다"며, 해당 상황을 더 이상 규제 리스크 탓으로 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XRP는 미국 최초의 현물 ETF 출시, 스페인 은행 대기업 BBVA와의 제휴 확대 등 호재성 뉴스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큰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24년 4분기 단기 랠리 이후 한때 회복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2.90달러(약 4,031원) 선에서 거래되며 3달러 벽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 전 대비 약 4% 하락한 수치다.
XRP 커뮤니티 내에서도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수년간 SEC와의 법적 공방을 XRP 가치 저하의 주된 원인으로 꼽아왔던 유저들조차, '법적 명확성 확보가 거대한 무위였던 것 아니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유저는 "규제가 해소됐다고 해서 곧장 가격이 오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시장은 더 복잡한 구조 속에 놓여 있다"고 언급했다.
XRP의 정체 현상을 단순히 규제로 설명하는 것은 이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SEC와의 긴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XRP는 완전한 시장 경쟁 환경에 진입했으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진정한 수요, 유통 구조, 생태계 확장 속도 등이 가격 형성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제 XRP의 향후 흐름을 규제가 아닌 내재 가치와 시장 수용성에 기반한 분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XRP가 탄탄한 반등을 모색하려면 법적 클리어런스를 넘어, 실질적인 수요 증가와 투자자 신뢰 회복 등이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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