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단숨에 5,500달러 급락…20분 만에 1조 3,900억 원 증발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일요일 밤 갑작스러운 급락과 함께 암호화폐 시장 전체 하락세에 동참하며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시장 유동성이 급감한 상태에서 발생한 이번 가격 급락은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 대규모 청산을 유발하며 그 충격을 배가시켰다.

22일 오전, 비트코인은 단 몇 분 만에 11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까지 미끄러지며 9월 1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 전 115,600달러(약 1억 6,068만 원)였던 가격에서 5,500달러(약 7,645만 원) 이상 하락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단 20분 동안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 매수 포지션이 청산되는 등 시장 전반에 걸쳐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다.

알트코인 시장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이더리움(ETH)은 한때 4,050달러(약 5,630만 원) 아래로 빠졌다가 소폭 반등해 4,200달러(약 5,838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XRP는 하루 전보다 6% 이상 하락하며 투자자들에게 경고음을 울렸다. 크로노스(CRO), 하이프(HYPE) 등 일부 알트코인은 7~8%대의 낙폭을 보였다.

청산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전일 6억 3,000만 달러(약 8,757억 원)였던 청산 총액은 17억 달러(약 2조 3,630억 원)까지 치솟았으며, 이더리움 관련 청산 규모만 4억 7,000만 달러(약 6,533억 원)를 넘겼다. 하루 동안 청산된 트레이더 수는 무려 40만 명에 달하며, 그 중 단일 포지션 최대 청산액은 약 1,300만 달러(약 180억 7,0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급락의 배경에는 일요일 밤 미 거래소 개장 전후의 시장 유동성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시장 참여자가 적은 시간대에 상대적으로 작은 거래량으로도 큰 가격 출렁임이 나타나는 전형적인 ‘플래시 크래시’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급등락 상황에서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가 위험을 증대시킨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번 하락세가 일시적인 조정에 가깝다는 시각이지만, 변동성이 극대화된 현 상황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재차 반복되는 ‘일요일 밤의 공포’가 향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