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141.8M개 이체…리플 루머 불거졌지만 크라켄 내부 이동 확인

| 손정환 기자

한 번의 거래로 무려 141,818,659개에 달하는 XRP(약 5,776억 원) 이동이 포착돼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번 초대형 이체는 거래소 크라켄과 관련된 양쪽 주소 간에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졌으며, 일각에선 리플이 자산을 재배치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블록체인 추적 서비스 웨일얼러트(Whale Alert)는 지난 9월 22일, 출처가 불분명한 지갑에서 또 다른 익명의 지갑으로 XRP 대량 이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당시 이체 금액은 4억 1,562만 달러(약 5,776억 원)로, 거래 당시 구체적인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때 리플이 보유한 XRP를 시장에 방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루머가 돌았으나, 온체인 분석 결과 해당 거래는 크라켄 내부 지갑 간 자산 재배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거래에서 보낸 측 지갑은 과거에도 9,901만 XRP(약 4,032억 원)를 전송한 이력이 있으며, 수신자는 크라켄 태그로 활성화된 점에서 크라켄의 장내 운영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처음에는 이 거래가 리플의 움직임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으나, 실제론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상의 일반적인 '콜드 월렛-핫 월렛' 간 재조정일 가능성이 크다.

거래 후, XRP 가격은 즉시 반응하진 않았지만, 약 4시간 후 비트스탬프(Bitstamp) 거래소에서의 가격이 2.85달러(약 3,961원)에서 2.68달러(약 3,724원)까지 6% 하락했다가 다시 2.82달러(약 3,922원) 수준으로 회복했다. 가격 변동이 이러한 대량 이동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통상 시장에는 심리적 영향을 미친다. 이는 유동성 이동을 외부 압력이나 매도 신호로 받아들이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대형 거래소들은 이러한 대규모 이체를 자산 재조정, 외부 감사 준비 혹은 고객 유동성 대기 목적 등으로 수시로 진행한다. 다만 하나의 트랜잭션에서 4억 달러가 넘는 규모가 움직일 경우, 시장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거래소 내부 지갑 간 이동이라 하더라도, 그 규모 자체만으로도 가격에 대한 우려와 추측을 양산하는 셈이다.

이번 사례에서 리플은 공식적으로 관여하지 않았지만, 거대한 XRP 이동이 발생할 때마다 리플이 도마에 오르는 구조는 여전했다. 이는 리플과 XRP 간 긴밀한 연결성에 따른 피할 수 없는 숙제로 보이며, 거래소의 자산 투명성과 내부 운용 공시 강화가 더욱 요구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