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1만 2,000달러 지지선 사수 여부에 17조 원 청산 갈림길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 선에서 거래되며 중대한 분기점에 직면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 지지선을 유지할 경우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향한 상승 가능성을 시사하는 반면, 하방이 뚫릴 경우 대량 청산이 발생하는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레이더 Merlijn은 기존 매물대가 12만 4,000달러(약 1억 7,236만 원) 및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 선에서 모두 소화됐다고 진단하며, 현재는 사실상 ‘주문장 초기화(orderbook reset)’ 상태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선의 이탈 여부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지을 분수령이라며 “한 줄이 전설을 만들고, 또한 손절매를 부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암호화폐 전략가 미카엘 반 데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11만 1,900~11만 3,000달러(약 1억 5,546만~1억 5,707만 원) 구간을 단기 수요 구간으로 정의하며, 이 범위를 유지할 경우 11만 4,700~11만 6,800달러(약 1억 5,948만~1억 6,622만 원)까지의 반등을 예상했다. 특히 11만 5,000달러(약 1억 5,985만 원)가 핵심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만약 지지가 무너질 경우 다음 지지선은 10만 6,000~10만 8,000달러(약 1억 4,734만~1억 5,012만 원) 선일 것으로 예상되며, 포페는 이 구간을 ‘최대 매수 구간’으로 지목했다. 추가 하락 시에는 10만 3,000달러(약 1억 4,317만 원)도 가능할 전망이다.

기술 지표 또한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비트불(BitBull)은 100일 지수이동평균선(EMA-100)인 11만 1,876달러(약 1억 5,554만 원) 수준이 6월에도 중요한 지지선으로 작용했으며, 이탈 시 큰 폭의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부 고래 투자자들이 시장 압박을 극대화하기 위해 Q4 중 이선을 강제로 하회시키려 시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청산 리스크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6,127달러(약 1억 4,749만 원) 아래로 내려가면, 최대 124억 5,000만 달러(약 17조 3,005억 원) 규모의 롱 포지션이 청산될 위험에 처한다. 바이낸스, OKX, 바이비트 등 주요 거래소에서 각각 4490만 달러(약 624억 원), 3890만 달러(약 541억 원), 2730만 달러(약 379억 원)의 포지션이 노출돼 있다.

시장 분석가 테드는 “비트코인이 현재 시세에서 단 5%만 하락해도 12조 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데이터에 기반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시장은 명백히 갈림길에 서 있다.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 선이 유지된다면 고점 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날 수 있지만, 하회한다면 시장 전체가 단기적 충격에 노출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현재 이 가격선 위에서 펼쳐질 공방전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