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5,775억 원 규모 이동에 시장 긴장…DOGE·SHIB 약세 겹쳐 알트코인 불안 고조

| 손정환 기자

141,818,659개의 XRP(약 5775억 원) 규모의 대규모 이체가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번 거래는 익명의 고래가 거래소 크라켄과 연결된 지갑 간에 토큰을 이동하면서 발생했다. XRP 가격은 초기 반응 없이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네 시간 후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긴장감을 키웠다.

암호화폐 추적 서비스 ‘웨일 얼럿(Whale Alert)’에 따르면, 이 거래는 단일 주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전 전송내역까지 모두 크라켄 관련 지갑이라는 점에서 단순 내부 지갑 간 이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송금 지갑에서는 과거에 99,018,954 XRP를 전송한 이력이 확인됐고, 수신 지갑에도 크라켄 관련 태그가 붙어 있다. 수신 지갑은 이번 거래 이후 정확히 141,818,661 XRP를 보유 중이다.

이로 인해 XRP가 실제 시장에 대량 매도된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으며, 가격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거래 이후 약 4시간이 지나 유럽계 거래소 비트스탬프에서 가격이 2.85달러(약 3,962원)에서 2.68달러(약 3,725원)로 약 6% 하락했다가, 다시 2.82달러(약 3,920원) 선까지 회복했다.

한편, 시바이누(SHIB)는 월간 차트상 약세 흐름을 나타내며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의 회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재 SHIB는 0.00001207달러(약 0.017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하단 볼린저 밴드가 가리키는 0.00000611달러(약 0.008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지표상 매수세는 점차 둔화됐고, 거래량과 가격 변동성도 함께 줄어드는 추세다.

도지코인(DOGE)도 시장 내 변동성 증가로 인해 10% 이상의 급락을 겪으며, 약 5800만 달러(약 806억 원) 규모의 청산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이 중 5652만 달러(약 786억 원) 상당은 롱 포지션 보유자들의 손실로 확인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BTC)으로의 자본 재이동 현상이 이번 알트코인 하락세의 배경으로 작용했으며, 도지코인을 포함한 밈코인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XRP의 대규모 거래, SHIB의 약세 차트 전망, DOGE의 청산 불균형 등으로 복합적인 시장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비트코인 중심의 자본 회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알트코인 시장의 회복 여부는 비트코인 점유율과 투자자 신뢰 수준에 달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