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2조 원대 고래 매도…지지선 붕괴 우려 확산

| 민태윤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고래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0일 동안 약 14만 7,000 BTC, 원화로는 약 2조 2,935억 원 규모가 시장에 풀리면서 단기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 같은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핵심 지지선을 이탈할 가능성을 경고하며 조정폭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장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주리오 모레노(Julio Moreno) 리서치 총괄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 고래들의 전체 보유량이 순감 기준 14만 7,000 BTC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시세로 환산할 경우 약 2조 2,935억 원에 달한다. 이는 고래 주소 잔고가 월간 기준 약 2.7% 감소한 것으로,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감소세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매도 흐름은 8월 초 비트코인 가격이 12만 4,500달러(약 1억 7,297만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부터 본격화됐다. 고래들은 수익 실현을 우선시하며 매도에 나섰고 이는 그간 상승장을 견인했던 유동성을 거꾸로 흡수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차트상에서 형성된 약세 깃발(bear flag) 패턴도 주목된다.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 해당 패턴이 완성돼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목표 하락가는 오히려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이상을 가리키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는 기술적 하락 신호와 거시 매도 흐름이 복합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빠른 하락 흐름보다는 건강한 조정을 통한 중기 상승 기반 다지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매도세가 단기간 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당분간 가격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오는 2025년 말 비트코인이 다시 활발히 상승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중장기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그때까지 핵심 지지구간 유지를 통한 시간 조정이 시장의 신뢰 회복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