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암호화폐 채택률 1년 새 120% 급등…아시아 시장 선도

| 서지우 기자

일본의 암호화폐 채택률이 지난 1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최근 발표한 ‘2025 암호화폐 지리 보고서’ 일부에 따르면, 2023년 6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년간 일본의 온체인 수신 가치는 전년 대비 120% 증가하며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내 상위 5대 암호화폐 시장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체이널리시스 아시아태평양 정책 책임자 청이 옹(Chengyi Ong)은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활동 증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포착된 주요 흐름과 일치한다”며, 2024년 4분기 미국 대선 이슈로 촉발된 거래량 급증 이후 진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각국의 시장 심리가 미국 영향권 아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일본 암호화폐 시장의 활성화에는 제도적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일본 정부와 금융청(FSA)은 스테이블코인과 기업형 토큰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거래소의 상장 심사 과정도 효율화하는 등 친암호화폐 정책 방향으로 선회한 바 있다. 이러한 변화가 투자자 유입과 네트워크 활성화로 직결되며 수치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한편, 일본의 중견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뱅크(Bitbank) 역시 이 같은 성장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 아츠시 쿠와바라(Atsushi Kuwabara) 최고사업개발책임자는 코인텔레그래프에 “올해 8월까지 신규 및 재방문 이용자 모두에서 플랫폼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트렌드가 단기적 반등을 넘어선 구조적 전환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미국 대선이라는 외부 요인도 일본 시장에 간접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친화적인 지향을 드러내면서 글로벌 시장 전반의 낙관론을 자극했고, 일본 역시 이 분위기에 발맞춰 활성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체이널리시스 보고서는 아시아 내에서도 일본이 독보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배경에 제도와 수요 측면의 동반 성장이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