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은 현재 약세장에 접어든 것일까. 대표적인 금 지지자이자 암호화폐 비판가로 알려진 피터 시프(Peter Schiff)는 최근 비트코인이 금 대비 20% 하락했다는 점을 들어 본격적인 약세장(bear market)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만큼 금보다 성과가 낮으면 그 정체성을 상실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프는 9월 24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트코인이 그 과장된 명성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8월 고점 이후 금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10% 하락에 그쳤지만, 금을 기준으로 보면 하락폭이 두 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비트코인은 8월 13일 약 123,800달러(약 1억 7,169만 원)에서 9월 22일 기준 112,200달러(약 1억 5,577만 원)까지 급락해 13일 만에 8% 가까이 빠졌다. 반면 금은 같은 기간 11%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많은 이용자들은 시프가 단기적 수치에만 의존해 전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는 시프가 금 기준으로 비트코인의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이 '자기 기준을 조정해가며 주장을 합리화하려는 수법'이라며, 비트코인이 지난 5년간 여전히 금 대비 수백 퍼센트 이상 우세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사용자는 "지난 10년간 금 가격을 비트코인으로 환산하면 1온스당 약 4.84 BTC에서 현재는 0.033 BTC로 무려 99.3% 절하됐다"며, 장기적 관점에서는 비트코인의 우위가 명확하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20% 하락을 약세장으로 지칭하는 것은 약한 비다운(dip)을 폭우라 부르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시프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비트코인 붕괴를 237차례나 예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반 분석 플랫폼 '그록(Grok)'에 따르면 그는 다양한 시점마다 비트코인의 '붕괴', '제로화', '무가치화'를 주장했지만 매번 예측은 빗나갔다.
암호화폐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이 단순한 숨 고르기인지, 진정한 약세장의 전조인지에 대한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금과의 비교로 비트코인의 가치를 판단하는 프레임은 여전히 시장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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