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업비트 인수 추진…스테이블 코인 앞세워 디지털 금융 본격 진출

네이버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디지털 금융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포석을 깔고 있다. 이른바 ‘빅테크-핀테크-블록체인’ 삼각축이 자리잡는 구조로, 국내 디지털 산업 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지분을 맞바꾸며,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사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투자나 전략적 제휴를 넘어, 조직적으로 결합해 본격적인 사업 통합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다.

두 회사는 그동안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사업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스테이블 코인은 원화와 같은 실물 자산을 기초로 가격의 급등락 없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이다. 이 사업은 국내 금융당국의 제도화 움직임과 맞물려 향후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근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확보한 연 80조 원 규모의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비트와의 연계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의 간편결제 플랫폼인 ‘네이버페이’에 두나무가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연동시킬 경우, 온라인 쇼핑과 결제를 중심으로 즉시 활용 가능한 디지털 화폐 인프라가 만들어진다. 양사가 장기적으로는 핀테크,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로 영역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전략적 결합이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두나무의 스테이블 코인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2030년까지 연간 3,000억 원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디지털 화폐와 간편결제가 연결되면 기존 전통 금융사나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네이버 측은 "스테이블 코인과 비상장 주식 거래까지 포함한 여러 협력 방향을 두나무와 논의 중일 뿐, 아직 협력 방식이나 구체안들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흐름은 디지털 자산과 전통 결제 시스템이 통합되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정부의 규제 체계와 해외 시장에서의 수용 여부가 향후 사업의 확산과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