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업비트 품고 디지털 금융 본격 진출…카카오 제치나

| 연합뉴스

네이버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 사업으로의 영역 확장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통해 네이버의 핀테크 플랫폼이 실물경제와 더욱 긴밀히 연결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26일 메리츠증권은 네이버의 이번 두나무 편입이 단순한 투자 수익을 넘어 디지털 자산 생태계 전반에 진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기존의 단순한 간편결제 역할에서 벗어나 디지털 토큰 기반 결제나 실물자산 토큰화(RWA, Real World Asset) 등 신사업에 나설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와 미래에셋그룹이 각각 75%,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이 참여하는 토큰화 사업에 편입된 두나무가 유통 채널로 협력할 수 있는 구조도 가능해진다. 쉽게 말해, 기존 금융 자산을 디지털 자산 형태로 토큰화한 뒤 이를 두나무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플랫폼 내 디지털 자산을 실생활 결제로 이어가는 구상이 가능하다고 밝혔고, 이러한 확장성은 경쟁사인 카카오의 주춤한 행보와 맞물려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공개한 카카오톡 개편안에 대해 사용자들의 반발이 거세 업데이트를 보류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다음 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실적 전망과 주가 적정가치 하향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네이버가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 메리츠증권의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네이버의 디지털 금융 사업이 증권, 결제, 자산 운용 등으로 넓어지며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업비트와의 시너지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인터넷 업계의 금융 주도권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