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락에 1조 3,900억 원 증발…전문가 '11만 달러 회복 시 반등 가능'

| 손정환 기자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급격히 휘청였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하루 만에 청산 규모가 약 1조 3,900억 원(10억 달러)에 육박하는 등 시장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손실이 발생했다.

비트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올해 첫 금리 인하 결정에도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현재 주요 지지선 아래인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거래소 비트스탬프 기준으로 BTC는 일시적으로 10만 8,600달러(약 1억 5,085만 원)까지 밀리며 9월 들어 최저점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11만 달러 아래로의 하락은 시장심리에 중요한 전환점을 암시한다”며 11만 3,000달러(약 1억 5,707만 원) 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반의 분위기는 무겁다. 대부분의 알트코인도 동반 하락했고, 특히 이더리움은 4,000달러(약 5,560만 원) 선이 무너진 뒤 3,900달러(약 5,421만 원) 초반까지 후퇴했다. XRP의 낙폭도 두드러졌는데, 1주일 새 10% 가까이 하락하며 2.80달러(약 3,892만 원) 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가격 흐름은 과도한 레버리지 거래자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하루 새 청산된 포지션은 총 22만 5,000건을 넘겼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조정의 해석은 엇갈린다. 대표적인 금 투자자 피터 시프(Peter Schiff)는 “이번 하락은 새로운 약세장의 시작”이라고 주장한 반면, 크립토 애널리스트 캡틴 파이빅(Captain Faibik)은 “이런 조정은 오히려 건강하다”며 “비트코인이 11만 3,000달러(약 1억 5,707만 원) 저항선을 회복할 경우 연말까지 14만 달러(약 1억 9,460만 원) 상승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번 급락은 단기 하락 압력보다는 지금껏 누적된 과잉 낙관과 레버리지 비중이 맞물리며 터진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짐에 따라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종목들이 당분간 반등 없이 횡보한다면, 알트코인 전반에 추가적인 손실이 불가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