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0억 원 규모 XRP 공매도 포착…단 13% 상승에도 청산 위기

| 손정환 기자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거래소에서 무려 약 2,140억 원 규모에 달하는 XRP 공매도 포지션이 포착되며 시장의 경고등이 켜졌다. 대규모 레버리지를 감수한 이 고위험 시도는 작은 가격 상승만으로도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익명 트레이더 ‘qwatio’는 최근 USDC 422만 달러(약 58억 7,580만 원)를 지갑 ‘0x9018’에 입금한 뒤, 이 자금을 활용해 비트코인(BTC)과 XRP에 대한 초고위험 숏 포지션을 설정했다. 이들이 XRP에 투입한 자금은 약 770만 달러(약 107억 5,300만 원)에 불과하지만, 20배의 레버리지를 적용해 총 포지션 규모는 무려 1억 5,400만 달러(약 2,140억 원)로 불었다.

XRP 관련 포지션의 진입가는 토큰당 약 2.71달러(약 3,767원)이며, 청산 가격은 3.0665달러(약 4,260원)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가격보다 13%만 상승하더라도 모든 담보가 날아가는 극단적인 조건이다. 실제로 XRP가 3달러를 넘어설 경우, 이 포지션은 순식간에 증발할 가능성이 크다.

트레이더 ‘qwatio’는 이 외에도 비트코인 1,366개에 대해 40배 레버리지를 이용한 숏 포지션까지 보유 중이다. 해당 포지션의 규모는 1억 5,000만 달러(약 2,085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 내에서 더 큰 주목을 받는 건 XRP 포지션으로, 청산 구간이 훨씬 좁기 때문이다.

XRP는 지난 8월 3.70달러(약 5,135원)까지 상승한 뒤, 9월 들어 2.70달러(약 3,753원)까지 하락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현재 가격이 청산 구간에 가까운 만큼, 이 포지션은 조그만 반등에도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시한폭탄’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이 트레이더의 운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초고위험 포지션이 시장에 심리적 불안 요인을 심어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XRP처럼 유동성이 높은 자산의 경우, 예기치 못한 급등·급락이 대규모 청산 연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결국 이 사례는 마진 거래의 위험성과 함께, 무리한 레버리지가 불러올 수 있는 파장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트레이더들이 빠른 수익을 좇는 대신 리스크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