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고래의 2조 원 규모 매집…시장 상승 신호인가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이 최근 72시간 동안 다시 한 번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약 2조 4,027억 원(17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이 주요 중앙화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이동했으며, 이 거래량의 대부분은 ‘고래’로 분류되는 대형 투자자들의 손에 들어갔다. 이러한 대규모 이동은 가격 조정기에도 불구하고 주요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을 매도하기보다는 보유하거나 장기 전략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최근 크라켄, 비트고, 갤럭시디지털, OKX 등 거래소에서 총 43만 1,018개의 이더리움(ETH)이 출금돼 16개 지갑으로 분산되었다. 이는 대부분 개인 지갑으로 확인됐으며, 일반적으로 암호화폐가 거래소에서 빠져나와 개인 지갑으로 이동할 경우 단기 매도 의사가 없다는 ‘강한 보유 의지’로 간주된다. 대부분의 고래는 해당 자산을 매수 후 일정 기간 보유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어, 시장에 적지 않은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매집 움직임은 이더리움의 현 공급량을 줄이며 수급 균형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도 이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최근 하루 동안 최고 4,069.17달러(약 5,656만 원), 최저 3,877.82달러(약 5,389만 원)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현재 4,010.40달러(약 5,574만 원) 선을 회복했다. 24시간 기준으로는 약 3.08% 상승했다. 그러나 전체 거래량은 여전히 위축된 상황으로, 현재 거래량은 360억 달러(약 50조 4,000억 원)로 전일 대비 41.6% 급감해 가격 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한편, 8년간 활동이 없었던 초기 이더리움 채굴자가 최근 깨어난 사실 역시 주목된다. 이 투자자는 새 지갑 두 곳으로 20만 ETH를 전송했지만, 매도 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해당 주소에는 총 73만 6,316 ETH가 남아 있는데, 이는 약 4조 156억 원(28억 9,000만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장기 보유자인 이 투자자의 행동은 시장 전반에 신중하면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읽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더리움을 둘러싼 ‘고래’들의 연이은 비축과 이체는 단순한 자산 이동을 넘어선 의도된 전략 변화를 시사하는 정황으로 받아들여진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향후 어떤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이더리움 시세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직 뚜렷한 결론은 없지만,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