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급등락의 숨은 트리거…옵션 만기일이 시장을 흔든다

| 서도윤 기자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의 가격 변동성이 극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이 있다. 단순한 수급이 아니라, 시장에서 간과된 또 다른 ‘촉매’가 뒤에 숨겨져 있다. 바로 옵션 만기다. 대규모 옵션 계약이 만기를 앞두고 정산될 때, 이로 인한 자금 재배분이 시장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략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옵션은 특정 가격(행사가격)으로 자산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며, 실제 의무는 수반되지 않는다. BTC나 ETH 옵션 또한 마찬가지다. 거래자들은 가격 등락을 예측해 콜옵션(매수권)이나 풋옵션(매도권)을 선택한다.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이들 계약의 가치는 민감하게 요동치고, 이는 곧 현물 가격에도 연쇄 영향을 주는 구조다.

특히 블록 단위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옵션이 만료되는 시점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예컨대 50억 달러(약 6조 9,500억 원) 규모의 옵션이 동시 만기될 경우, 그 중 일부만 실제 실행되더라도 시장 전체에 미치는 충격파는 상당하다. 실질 매수·매도가 아닌 ‘가능성’만으로도 거래량이 폭증하고, 이 과정에서 가격은 평소와 다른 경로로 전개된다.

시장 심리를 분석할 수 있는 주요 지표 중 하나는 풋콜 비율이다. 이 수치가 1보다 높으면 하락에 베팅한 계약(풋옵션)이 많다는 뜻으로, 시장 전체가 약세 전망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1 미만이라면 상승을 기대한 계약이 더 많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은 이 지표를 활용해 집단 심리의 방향을 미리 유추해낼 수 있다.

옵션 시장의 또 다른 핵심 개념은 ‘맥스 페인(Max Pain)’ 이론이다. 이는 만기 시점에 가장 많은 계약이 무가치하게 소멸되는 지점을 말한다. 이 가격대에 시장이 수렴할 경우, 시장 조작의 위험성도 동반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일부 고액 투자자들이 자신의 포지션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가격 조정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BTC 옵션의 경우 주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오전 8시(UTC 기준)에 만기되며, 이 시간대를 중심으로 유의미한 변동성이 반복된다. 거래자 입장에서는 이 시점을 중심으로 볼륨 증가 및 방향성 흐름을 사전에 점검하고, 포지션 사전 조정을 통해 위험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

결국 옵션 만기일은 단순한 시간상의 이벤트가 아니다. 거대한 자금이 재조정되는 ‘클러스터’이며, 이로 인한 변동성은 기회이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BTC나 ETH, 혹은 기타 주요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이들에게 있어, 옵션 만기의 작용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전략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