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업토버' 상승 신화에 제동…10월 평균 수익률 -4.58%

| 손정환 기자

매년 10월이 되면 암호화폐 커뮤니티에는 ‘업토버(Uptober)’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는 10월 한 달간 암호화폐 시장이 상승 랠리를 보일 것이란 낙관론을 집약한 표현이다. 비트코인(BTC)에는 때때로 이런 기대가 통하지만, XRP의 경우 과거 데이터는 오히려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10여 년 간의 월별 성과를 분석해 보면, XRP가 매년 10월마다 상승했다는 인식은 통계적 근거가 부족한 ‘신화’에 가깝다.

실제로 XRP의 10월 성과는 들쭉날쭉한 양상을 보였다. 2013년에는 94%, 2014년에는 무려 130% 급등했지만, 2015년과 2017년에는 각각 4.7%, 1.49%로 눈에 띄는 상승은 없었다. 가장 극적인 상승은 2020년 10월로, 이 기간 XRP는 179% 이상 뛰었다. 그러나 이런 극단적인 사례는 평균을 왜곡시킬 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비현실적으로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2018년과 2021년 같은 해에는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준 바 있다. 크립토 통계 플랫폼 크립토랭크(CryptoRank)에 따르면, XRP의 10월 평균 수익률은 -4.58%, 중앙값은 -1.79%로 실제로는 ‘업토버’가 기대 이하의 성과로 귀결된 경우가 많았음을 시사한다. 이는 특정 몇 해의 급등이 전체 데이터를 왜곡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올해 역시 다섯 개의 XRP ETF 상장 가능성 등 여러 긍정적 기대감이 쏠리고 있지만, 통계적으로 볼 때 ‘10월=상승’이라는 공식은 지속적으로 반복되지 않았다. 분기별 데이터를 살펴봐도 4분기가 XRP에 가장 유리한 기간으로 여겨지지만, 이 역시 평균 수익률(약 88%)에 비해 중앙값은 오히려 -4.32%로, 실제 이익을 본 투자자보다 손실을 본 경우가 더 많을 수 있음을 말해준다.

전문가들은 XRP 투자자들이 특정 시기의 시즌성을 과신하기보다는, 더 넓은 시장 흐름과 기술적 분석, 실제 유동성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적 테마에 의존한 전략은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업토버’라는 낙관론적 구호는 여전히 반복되지만, 투자자라면 낭만보다는 냉철한 숫자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