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요 스폿 암호화폐 ETF 승인 결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 대형 트레이더가 리플(XRP)에 대해 2,000만 달러(약 278억 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취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베팅은 상승 기대가 유력한 시점에 등장하면서, 트레이더의 전략적 의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이 트레이더는 약 1,760만 달러(약 244억 원) 규모의 XRP 숏 포지션을 다시 개시했으며, 레버리지는 무려 20배에 달한다. 리플의 현재 거래 가격이 2.86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포지션의 청산가가 2.91달러로 매우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 트레이더는 앞서 비트코인(BTC)과 XRP 숏 포지션으로 약 340만 달러(약 47억 원)의 손실을 이미 입은 이력이 있으며, 이번에도 유사한 전략을 고수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만 해도 약 376만 달러(약 52억 원) 규모의 XRP 포지션이 청산됐고, 그중 75%가 숏 포지션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시점에서의 공매도 전략이 다소 모순적이라고 평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SEC가 수 주 내로 여러 개의 스폿 ETF 신청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XRP ETF 승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이는 토큰 가격에 큰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는 핵심 모멘텀으로 꼽힌다.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의 신청안에 대한 마감일은 오는 11월 14일로 설정돼 있다.
ETF 승인 기대감은 XRP에 이미 일정 부분 선반영되어 있을 수 있으나, 만약 실제 승인이 나온다면 리플 가격은 현재보다 훨씬 큰 반등세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XRP는 지난 7월 18일 기록한 최고가 3.66달러 대비 약 22% 하락한 상황이며, ETF 승인이라는 촉매는 이 격차를 빠르게 해소시킬 수 있는 재료로 분석된다.
이처럼 거액을 걸고 숏 포지션을 취한 행위는 뚜렷한 방향성을 내다보기 어려운 현재 시장에서 극단적 베팅으로 해석된다. 곧 발표될 SEC의 판단이 XRP는 물론, 해당 트레이더의 운명까지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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