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가상자산 거래소 두나무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큰 반향이 일고 있다. 네이버의 금융 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흡수하는 형식이지만, 기업가치 규모에 따라 사실상 두나무 송치형 회장이 주요 주주로 나서게 되는 구조다.
이번 결정은 네이버와 두나무 양사가 연내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합병을 공식화할 계획에 따른 것이다.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의 지분을 소유하고, 동시에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가 된다. 이로 인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 주주가 송 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네이버 자체에도 중장기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두나무는 전 세계 3위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네이버파이낸셜은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핀테크 기업 중 하나다. 이 두 회사의 결합은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금융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디지털 자산을 실생활에 접목시키는 데 유리하다.
법제도 측면에서는 아직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이 완비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비은행권 회사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논의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이 고객의 선불충전금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업비트가 이 코인의 유통을 맡는 방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회사의 협업은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쇼핑이나 결제 등에 활용하는 기반을 마련해 실물경제와 연결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합병을 주도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지난 3월 경영 현장에 복귀한 뒤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이어왔으며, 그와 두나무 송 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개인적인 교류까지 있어 기존 네이버의 경영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합병이 단기적인 사업 연계를 넘어 네이버의 장기 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네이버가 단순한 검색·쇼핑 플랫폼에서 디지털 자산과 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종합 디지털경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결제 생태계를 만들고 금융 수익 모델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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