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하이 레버리지 숏 포지션이 하루아침에 파산하면서 또 하나의 하이 리스크 투자 실패 사례가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다. 한 온체인 분석에 따르면, ‘qwatio’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개인 트레이더는 리플(XRP) 가격 하락에 베팅하며 무려 1억 5,400만 달러(약 2,140억 원)어치의 숏 포지션을 열었다가, 며칠 만에 투자금 대부분을 잃으며 사실상 계좌가 전소됐다.
문제가 된 거래는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거래소에서 이뤄졌으며, 이 투자자는 750만 달러(약 1,043억 원)의 마진으로 2.78백만 개의 XRP를 20배 레버리지로 공매도했다. 포지션 진입가는 약 2.71달러로, 청산선은 단 13% 위인 3.06달러 수준이었다. 암호화폐 시장의 단기간 가격 변동성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위험한 진입이었다.
상황은 예상보다 빨리 악화됐다. XRP가 상승세로 전환하자 포지션은 급격히 손실을 보기 시작했지만, 투자자는 포지션 축소 대신 추가 매수를 선택해 손실을 키웠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 투자자가 동시에 비트코인(BTC)에 대해 40배 레버리지의 또 다른 대규모 숏 포지션(1,366 BTC)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BTC 가격 반등으로 인해 해당 포지션 역시 청산됐으며, 이는 사실상 치명적인 연쇄 손실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qwatio’로 알려진 이 계정의 지갑에 남은 자산은 고작 78만 5,000달러(약 10억 9,115만 원) 수준이다. 처음 포지션 규모의 5%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하이 레버리지를 활용한 공격적인 투자 스타일은 잠시 높은 수익을 내더라도, 분산 전략이나 리스크 관리가 부실할 경우 회복 불가능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고래도 실패한다"는 말을 상기시킨다고 평했다. 아무리 거대한 자산 규모를 운용하고 있더라도, 극단적인 레버리지와 감정적인 대응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냉혹한 현실을 다시 증명했다는 것이다. 특히 하이퍼리퀴드처럼 레버리지가 고도로 허용되는 플랫폼에서는 이번 사례와 같은 ‘순식간의 몰락’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시장 참가자들에게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운다. 시장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치명적인 실수에 대한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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